[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한나라당이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국회 본회의장 주변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청 245호에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등에 대한 당의 수정작업을 마무리한 뒤 4분만에 새해 예산안 등 3개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회의는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채 한나라당 단독으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예결위를 통과한 새해 수정 예산안은 정부안 309조6000억원 규모에서 약 5000억원이 삭감된 309조1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 5.5% 증액된 수준이다. 여야간 대치전선이 분명했던 4대강 사업 예산은 2700억원이 삭감됐고 국토해양부 예산 2000억원, 농림수산식품부 예산 450억원, 환경부 예산 250억원이 각각 삭감됐다.
한나라당은 새해 예산안이 예결위를 통과한 만큼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경호권을 발동, 새해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법을 어기는 나쁜 관행은 반드시 깨야 한다. 강행처리에서 오는 비난은 모두 내가 지겠다"며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와 관련, 전날 소득세법 개정안 등 예산부수법안 14건에 대한 심사기일을 지정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UAE파병안과 친수법 등 10개 법안에 대해 심사기일을 지정했다. 사실상 새해 예산안의 직권상정을 위한 수순밟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한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와 관련해 결사항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8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 움직임과 관련, "이명박 독재의 본색이 드러났다. 유신 때도 없었던 의회 부정, 의회 민주주의의 파괴가 자행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압살하려는 이명박 독재의 항거에 끝까지 몸을 바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여야간 극심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이나 지난해 7월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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