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법인을 잡지 못하면 만들어라?'
가짜 범인, 이른바 '배우'를 만들어 연쇄 살인 사건을 종결짓는 과정과 그 이후에 발생하는 후폭풍을 시나리오로 한 영화 '부당거래'.
3년 만에 신작을 내놓은 류승완 감독과 그의 친동생이자 배우인 류승범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부당거래는 네티즌 평점 8.53점을 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담당으로 지목된 광역수사대 에이스 최철기(황정민).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줄도, 빽도 없던 그는 승진을 보장하겠다는 상부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그는 조폭이자 스폰서로 등장하는 장석구(유해진)를 이용해 '배우'를 만들고 사건을 마무리 짓는다.
검사 주양(류승범)은 최철기가 입찰 비리 건으로 스폰인 태경 김 회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는 사실에 분개해 그의 뒤를 캐던 도중 우연히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류승완 감독은 이번 부당거래 영화에서 경찰과 스폰서, 검찰로 등장하는 배우 캐릭터와 맞는 각각의 소품을 챙기는 것에도 세밀한 신경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영화 속에서 배우가 타는 차량을 섭외하는 데 있어 제품 간접 광고(PPL) 대신 렌트카를 이용하거나 직접 중고차를 구입하는 등 열정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자동차와 PPL 협의를 끝마친 상황에서 차량 색상이 캐릭터와 맞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순정적인 시골 청년에서부터 비열한 부패 경찰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 황정민을 위해서는 기아자동차 '모하비'가 낙점됐다.
기아차로부터 차량을 협찬 받을 예정이었던 제작진은 '메탈 브론즈' 색상을 구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접하고 불가피하게 렌트카 회사에서 모하비 차량을 섭외했다.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류승완 감독이 내린 결정이었다. 도색을 한 차량은 영화 촬영을 마친 뒤 재도색 후 렌트카 회사에 돌려줬다.
좋은 조건, 좋은 인맥을 타고난 대한민국 엘리트 검사 역을 맡은 배우 류승범은 기아차 'K7' 검정색을 타고 나왔으며 연쇄 살인 사건의 '배우'를 만드는 조건으로 최철기의 스폰서가 된 배우 유해진은 BMW 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745Li) 은색을 몰았다.
부당거래 제작사 관계자는 "영화 촬영 내내 출연진의 차량은 렌트를 통해 이용했다"며 "특히 배우 황정민의 역할과 이미지 등을 고려하다보니 모하비 차량 색상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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