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삼성생명 상장과 삼성카드의 계열사 지분 매각 이후 지배구조와 관련한 삼성그룹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에 최소한 1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채이배 회계사는 25일 여의도 63시티에서 개최된 한국투자증권 리서치포럼에 참석해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주식매매비용, 각종 취득·처분 비용, 삼성생명 유배당 계약자를 위한 배당 금 등을 고려했을 때 2009년 말을 기준으로 1조5000억원 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채 회계사는 "삼성그룹이 현재의 소유구조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지배권에 위협이 발생하거나 현행 법률에 저촉되는 법률적 위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므로 이건희 회장의 상속 문제 등을 고려해 당장 지주사 전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없이 지금과 같은 소유구조를 유지하는 방안으로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자산규모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그룹의 비상장사 상장과 관련해서는 "우량 비상장회사인 삼성SDS의 상장 가능성이 크다"면서 "삼성석유화학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에버랜드의 경우 지주사 전환하지 않는 이상 비상장상태인 게 유리해 상장은 요원하다"고 설명했다.
채 회계사는 이어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부사장과 장녀 이부진 전무, 차녀 이서현 전무가 그룹을 분할경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그는 "길게 본다면 이재용 부사장과 이부진, 이서현 전무가 전자와 호텔, 패션·광고 등으로 나눠 분할경영하는 방향으로 그룹의 소유구조가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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