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영화 '페스티발'에서 상두(류승범 분)에게 일편단심 사랑을 보내는 발칙한 여고생 자혜 역을 맡은 백진희. 그는 여고생도 아니고 발칙하지도 않은 20대의 여배우였다.
그렇다고 평범한 20대를 살고 있진 않았다. 심혜진 류승범 엄지원 신하균 성동일 등과 같은 배우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기량을 펼쳤다. 떨리긴 했지만 절대 기죽진 않았다. '배우'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 "자혜 역, 다른 사람이 하는 모습을 봤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 뻔"
백진희에게 '페스티발' 속 자혜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청소년 관람불가 섹시 코미디라는 부담스러운 타이틀도 상관없었다. 그만큼 그를 설레고 떨리게 만드는 역할이었다. "이건 꼭 내가 해야 해!"라는 의지를 불태웠고 선택했다.
"자혜는 발칙한 여고생이잖아요.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시나리오가 재밌었고 캐릭터가 독특해서 끌렸어요. 다른 영화 속 여고생과는 다른 캐릭터잖아요. 다른 사람이 자혜 역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땅을 치고 후회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가 말하는 자혜는 독특하면서도 개성이 뚜렷한 여고생이다. 내면에 아픔이 있고 그 짐을 혼자 짊어지고 가려는 소녀고 다소 독특한 캐릭터지만 모든 게 아픔에서 비롯된 것이라 했다. 자혜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는 백진희에게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백진희가 '페스티발'을 선택한 이유는 '매력적인 캐릭터'외에도 또 하나가 있었다. 바로 "이해영 감독과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 때문"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할 기회가 또 있을까'라는 생각은 영화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였다.
"류승범 선배님이 제 상대역이잖아요. 연기를 정말 잘하시는 선배라서 처음엔 겁을 많이 먹었어요. 선배님 때문에 자혜 캐릭터가 죽진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죠. 준비했던 것에 절반도 못할까봐 가장 많이 걱정했어요. 감독님, 선배님들이 모두 제 걱정을 많이 하셨는지 잘 챙겨주시고 배려를 해주셔서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답니다."
◆ "고수 선배님, 저랑 연애 안하실래요?"
영화 페스티발'에서 백진희는 언제나 상두를 졸졸 따라다니기만 했다. 그래서일까. 다음 작품에서는 행복한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것도 '고수'를 콕 집어 "함께 사랑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고수 선배님을 좋아했어요. CF나 화보에서 보는 모습과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이미지가 전혀 다르잖아요. 선배님의 매력이라고 하면 사슴 같은 눈 아니겠어요? 지금까지 짝사랑만 했으니까 이번엔 풋풋한 사랑을 하고 싶어요. 나이차이요? 그 정도는 커버할 수 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연예계 활동을 해온 탓에 제대로 된 연애를 한 번도 못 해봤다고 했다. 크리스마스 때는 뭘 할 것이냐는 물음에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사다가 혼자 먹고 있을 것 같다"는 답을 들려줬다. 이유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기를 시작하고부터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연애보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작품이 끝나고 시간이 생기면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는 것 같아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계속 할 수 있을까'같은 불안감이 많아져요. 그런 고민하기에도 벅차서 연애는 포기했어요(웃음)."
연애는 포기했지만 연기에 대한 욕심은 한없이 넘쳐났다. 언제나 고민하고 불안하지만 포기 할 순 없다고 했다. 작품이 들어가기 전 했던 고민들은 연기를 하면서 감독과 함께 풀어낸다. "감독님을 많이 괴롭히는 편이다. 그러면서 점차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하는 당찬 20대 백진희. 그에게서 큰 배우의 가능성이 엿보였다.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 ghdpssk@
스포츠투데이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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