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전투기시장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바람이 불고 있다. 저가전투기를 내놓으면서 제3세계 국가를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은 광둥성 주하이에서 21일까지 개최되는 '주하이 국제 에어쇼'에서 중국과 파키스탄이 합작 개발한 경량급 전투기인 JF-17을 내놓으면서 개발도상국들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19일 보도를 통해 "아시아·중동·중남미·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150대를 도입키로 한 파키스탄 공군은 운용 중 성능 개선과 전투효율이 증명되면 250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JF-17은 최고속도 마하 1.6에 최대 작전반경이 2037㎞에 달하면서도 대당 1500만달러로 미국, 유럽산 등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구형 F-16은 대당 4000만~5000만 달러, 미그 29기는 3000만~4000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전투력은 구형 F-16 또는 미그-29 정도로 인정받는다. 3세대 전투기면서도 최신 항공 전자장비를 탑재해 중·장거리 교전 능력을 갖췄다.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미그-21, 젠(殲)-7 등 2세대 구형 전투기인 제3세계권에선 이 정도면 획기적 성능 개선이다. 북한도 전력 향상을 위해 2008년 JF-17을 소량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집트, 가나, 방글라데시, 베네수엘라 등 개발도상국가들이 이 전투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러시아제 무기를 주로 구입하던 국가들이다.
중국산 군수품의 가격 경쟁력은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연구 인력에서 나온다. 게다가 천문학적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국영은행들이 차관을 제공하거나 석유자원과 맞바꾸는 식의 다양한 결제방식을 내놓아 수출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앤드루 사칼라 잠비아 공군사령관은 “중국 전투기의 가격 경쟁력은 탁월하다”며 “JF-17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에어쇼에 참석한 각국 바이어들은 중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례잉(獵鷹·보라매/L-15)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SCMP는 전했다.
또 중국은 자국의 에어쇼에서 25종의 무인항공기 모델 중 무인폭격기 WJ600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온 기술의 집약체다.
WJ600은 제트엔진으로 구동되면서 여러 기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제트엔진과 프로펠러로 구동되는 미 공군의 무인항공기 프레데터(Predator)나 리퍼(Reaper)보다 기동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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