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객원 기자]그동안의 열세는 잊어라.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한국 여자 축구에게 과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대표팀이 18일 오후 8시(한국시각) 중국 광저우 유니버시티타운 메인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A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조별리그 2전 전승으로 이미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 따라서 이번 경기는 조 1위 결정전이나 다름없다. 더불어 처음 맞대결을 펼쳤던 1990년 이후 20여년 동안 이어져 온 중국전 열세에 마침표를 찍을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 전까지 한국은 중국과의 역대 A매치 전적에서 1승 1무 22패의 절대 열세를 보여왔다. 남자대표팀의 '공한증'과는 정반대의 '공중증'이라 할만 하다. 2008년 이후 6번 중국과의 대결에서도 1무 5패로 뒤져있다.
그러나 U-20 여자월드컵 3위, U-17 여자월드컵 우승, 피스퀸컵 우승 등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여자 축구에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특히 최인철 감독 부임 이후 세대 교체를 단행한 대표팀은 5경기 3승 2무의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세계랭킹 9위 잉글랜드와 0-0 무승부를 거뒀고, 피스퀸컵 결승에서는 아시안컵 우승팀 호주에 2-1로 승리하며 지난 5월 1-3 패배를 되갚는 등 예전과는 다른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아시아는 물론 세계 여자축구의 강국으로 꼽혔지만 최근 세대교체에 실패,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때 미국과 1위를 다투던 FIFA랭킹도 이젠 14위까지 떨어져 일본(5위), 북한(6위)은 물론 호주(11위)에도 밀린다. 21위인 우리와도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만큼 ‘이번에는 해보자’는 결의가 대표팀에 넘친다. 최인철 대표팀 감독은 "중국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그러나 중국을 꺾고 조 1위로 4강에 오른다면 선수들의 자신감도 상승해 더 좋은 결과로 연결될 것"라며 '공중전' 타파 의지를 드러냈다.
요르단전 해트트릭 등 2경기에서 4골을 폭발시킨 간판 공격수 지소연(한양여대) 역시 중국과의 대결에 대해 "자신 있다. 중국은 좋은 팀이지만 우린 맞설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승리한다면 좋겠지만 지나치게 무리할 필요까진 없다는 측면도 있다 이미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은 중국전 결과에 따라 준결승전에서 북한 혹은 일본을 만나게 된다. 특히 북한과 일본의 B조 1위 결정전이 오후 5시에 열리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따라 준결승에서 누구와 만날지 알고 중국전에 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인철 감독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준결승에서 북한을 꺾고 결승에서 일본을 만나는 것이다. 체력 위주의 투박한 경기를 펼치는 북한보다는, 조직력과 기술이 뛰어나고 빠른 패스 위주의 세련된 플레이를 구사하는 일본이 좀 더 까다로운 상대이기 때문.
더군다나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당시 남자대표팀이 8강 북한전에서 너무 많은 힘을 쏟은 끝에 이라크와의 준결승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던 것만 보더라도 앞으로의 일정에 맞게 페이스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객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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