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행사로 조용하게..."현대건설 인수전 앞두고 외부활동 자제" 분석도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2고로 화입식이 오는 23일로 확정된 가운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번 행사에는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2고로 화입식은 당초 내년초에서 11월 25일로 앞당겨졌다가 다시 이틀 더 일찍 열리게 된다.
현재 2고로 전체 공정률은 99%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지난달 고로에 장입할 철광석을 만드는 소결로와 코크스가 가동돼 3일부터 완공된 고로에 원료를 장입한다. 불만 지피면 곧바로 고로는 가동을 개시하게 된다.
특히 2고로가 가동되면 당진 제철소는 당초 설계한 사업장 밑그림을 완성하게 되며 연산 400만t의 쇳물을 생산하는 2개의 고로를 동시에 가동하게 돼 총 800만t의 쇳물 생산을 바탕으로 포스코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불참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1고로 이후 발길이 뜸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직접 헬기를 타고 제철소 현황을 파악해온 정 회장의 그동안의 모습으로 볼 때 2고로 화입식 불참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이번 화입식은 조용히 사내 행사로 치르는 게 낫겠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면서 "사내 행사이니 만큼 정 회장도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정 회장 뿐만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오지 않을 전망이다.
정 회장의 불참 소식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화입식은 철강업체에서는 가장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CEO들이 직접 행사를 주관하는 게 관행과 같이 진행됐다"면서 "현대제철 CEO들이 있지만 그룹의 수장으로 부친의 유업을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정 회장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좀 의아하다"고 전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이달 말이면 현대건설 우선인수대상협상자가 발표되는 데 현대그룹과의 치열한 로비전을 앞둔 상황에서 정 회장이 굳이 공식 행사 등에 모습을 나타내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 "또한 다음달 브라질 자동차 공장 착공 등 산적한 대외업무도 당진으로의 발걸음을 막는 배경도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고로 가동에 맞춰 현대제철은 올 연말까지 자동차 강판에 사용되는 외판재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자동차 전문 제철소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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