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입주 아파트, 전세난 덕봐…탈(脫)서울 행렬 늘어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정선은 기자] '불 꺼진 유령아파트'에 불이 켜지고 있다. 그동안 몸살을 앓던 미입주 신규아파트에 전세입자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최근 세입자들이 탈(脫)서울 행렬이 늘면서 용인 신봉 및 고양 등의 미입주문제가 속속 해결되고 있다. 전셋값 폭등이 수도권 미입주 아파트 해소를 위한 구원투수가 된 셈이다.
지난 9월 이후 2만여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진 고양 덕이 식사지구, 파주 교하지구, 용인 성복ㆍ신봉지구 등에는 미입주가 넘쳤다. 건설사들도 입주가 이뤄져야 잔금을 받을 수 있어 미입주는 큰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가을 이사철 전세 이동에 따라 연쇄적인 풍선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금융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입주예정자들이 내놓은 전세물건이 빠르게 거래되고 있어서다.
특히 전통적으로 학군수요가 우세한 지역은 겨울방학 시기까지 전세상승이 이어질 것을 우려해 전세매물을 선점하려는 수요들로 인해 매물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실제 용인 신봉·성복지역의 미입주 전세물건이 부족한 양상이다.
지난 9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수지자이2차 194㎡는 한달만에 8000만원 오른 3억3000만원정도에 전세호가가 형성됐다. 중소형은 3000만원 정도 오른 1억8000만~2억3000만원에 전셋값이 형성됐다.
성복동 W공인 관계자는 “불과 몇개월새 전셋값이 수천만원이 올랐다”며 “서울에서 싼 전세를 찾아 사람들이 이동해 오다보니 전세 물건이 모두 소진돼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신봉자이 1차 109㎡는 한달전보다 2000만원 오른 1억7000만~1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입주를 진행 중인 신봉센트레빌5블록 같은 타입은 3000만원 오른 2억원선이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고양 식사지구 GS건설의 '일산자이위시티'와 벽산건설의 '블루밍일산위시티'도 미입주 전세물건이 속속 거래되고 있다. 132㎡ 중대형의 경우 1억5000만~1억7000만원, 162㎡는 2억원선이다. 해당 시공사들도 전세거래로 입주가 늘자 안도하는 모습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미입주로 경영난을 겪었으나 지금은 서서히 시장이 풀리고 있다"면서 "일단 지금 분위기는 전셋값이 큰 몫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kjs@
정선은 기자 dmsdlunl@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