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재완 기자]허각(25)이 지난 22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 2'에서 2억 원의 상금과 SUV승용차를 받는 최종 우승자로 결정됐다.
이날 자신의 이름이 평화의 전당에 울려 퍼지자, 전혀 예상치 못했던 허각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눈물을 터뜨렸다. 허각은 그동안 네티즌 투표에서 존박, 장재인 등에 눌려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주 '톱2' 방송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시청자투표, 심사위원 점수, 대국민문자투표 등을 휩쓸며, 끝내 유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던 존박을 제치고 트로피를 얻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허각의 우승이 더욱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가 한국판 '폴 포츠'라고 불릴 만하기 때문이다. 163cm의 작은 키에 통통한 체형. 누가 봐도 평범한 외모를 가진 그가 우승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그를 둘러싼 환경 역시 그리 풍족하지 못했다. 허각은 가정 형편으로 인해 중학교를 중퇴했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도 했지만 학업보다는 이벤트 가수로 활동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시련은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부터 시작됐다. 공백으로 인해 이벤트 업계 관계자들과 연락이 끊어져버린 것. 이후 허각은 생계를 위해 가구공장, 환풍기 수리, 공사판 막노동 등을 전전했다. 하지만 노래에 대한 열망을 감출 수 없어 밤에는 간간히 이벤트 가수로 무대에 올랐다.
3세 때 헤어진 어머니와의 관계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난 2004년 우여곡절 끝에 쌍둥이 형과 한 방송에 출연하며 어머니를 찾았지만 이미 새 가정을 꾸린 어머니와는 통화조차 자유롭게 하기 힘들었다. 힘든 합숙 기간 중 "날 지탱하게 해준 것은 아버지, 형, 여자친구였다"는 그의 말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노래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으니 허각은 악보를 보는 법도 모른다. 하지만 냉철한 심사위원 이승철은 그의 마지막 무대를 보고 "노래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각은 우승 트로피를 받으면서도 "이렇게 좋은 목소리를 주셔서 아버지께 감사하다. 낳아주신 아버지, 형과 끝까지 참고 기다려준 여자친구에게 감사하다. 우승 상금으로 아버지, 형과 셋이 함께 살 집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선사했다.
허각은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던 '슈퍼스타K 2'에서 그 기회를 보란 듯 살려냈다. 하지만 "천천히 좋은 노래로 갚아나가겠다"는 그의 말처럼 허각의 성공 스토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스포츠투데이 고재완 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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