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2010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미친 선수’는 삼성 박한이였다.
삼성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연장 11회 터진 박석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6-5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거두며 지난 2006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박한이는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5경기에 모두 출전해 21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 4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이었다.
그의 활약은 1차전부터 시작됐다. 팀이 3-5로 뒤지던 8회말 역전 3점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끈 것. 3차전에서는 팀 패배 속에서도 2루타 3개를 집중시키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4차전에서도 결승 희생 뜬공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빛났다. 5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몸 맞는 공과 볼넷을 각각 1개씩 얻어냈다.
경기 뒤 그는 “포스트시즌을 많이 겪어봤는데 이렇게 끝을 알 수 없는 승부는 처음이었다”며 “5차전까지 숨 막히는 대결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분위기를 타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한이는 이날 무안타에 그친 데 대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욕심이 지나쳤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흙이 잔뜩 묻은 그의 유니폼은 온 몸을 던졌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이날 파울 뜬공을 잡으려다 볼보이용 의자에 부딪혀 부상을 당할 뻔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는 “체력보다는 정신력 싸움일 것이다”라며 “힘든 경기를 거쳐 이겼기 때문에 정신력에서는 우리가 SK보다 앞선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1차전에서 역전홈런을 날린 순간이 플레이오프 5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관중석에 앉아있는 아내를 가리키며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아내를 위해 우승 반지를 선물하고 싶다”며 “내년 4월에 태어날 딸에게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스포츠투데이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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