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둘러싼 민주당 지도부 내부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직 대표인 정세균 최고위원이 11일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우려를 밝힌 것. 앞서 10일에는 정동영 최고위원이 성명을 내고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등 한미 FTA 특위 활동을 앞두고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적극적이던 손학규 대표는 당내 비주류 연합체인 쇄신연대의 한미 FTA 전면재협상 요구에 한발 물러서면서 당내에 특위를 구성키로 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보도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공식적으로 한미 FTA 내용의 수정을 제기해왔다고 한다"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FTA와 관련한 본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에서 다시 검토해 (이미 구성됐지만 가동하지 않았던) 한미 FTA 특위를 활성화시키고 구성과 내용을 보강해 본격적으로 새로운 상황에 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한미 FTA 재협상 논란과 관련, "대한민국 국회에서 일단 처리된 안이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 재처리 되어야 한다면 대한민국 국회가 어디고, 위상은 무엇인지 한나라당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일단 논란의 1차적 책임을 현 집권여당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그는 "(한미 FTA 협상은)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은 절대 아니고, 또 일방적으로 미국에 유리한 협상도 절대 아니다"면서 "여기서 더 내어준다면 FTA를 해야 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재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겨우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춘 한미 FTA가 퍼주는 성격의 이명박 정부에 맡겨져서 쇠고기, 자동차, 섬유든 뭐든지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협상이 이뤄지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당이 요구한 것처럼 '선대책 후비준'을 세우는데 열중해야지 지금은 재협상에 응할 때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천정배 최고위원은 "한미 FTA의 조항 중에는 우리나라의 뼈대를 무너뜨리는, 구조를 변화시키는 조항들이 있다"며 "구조적 변화의 문제를 그냥 둘 수 없다"고 반박했다.
천 최고위원은 이어 "이것은 이익의 균형이전에 심각한 문제다. 섬유를 가져오고 자동차를 내어주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 주권과 국가의 공공정책권의 문제"라고 정 최고위원의 주장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적어도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비롯한 국가의 뼈대를 무너뜨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시정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그런 관점에서 한미 FTA 재협상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전날 성명에서 한미 FTA 재협상 신중론에 대해 "국민의 저력을 무시하고 패배주의에 빠져 도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실패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FTA 재협상 요구를 정략적이라 치부하는 것은 논쟁을 회피하기 위한 진짜 정략적 논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FTA 대책특위에 홍재형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전병헌 정책위의장을 간사로 임명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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