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박한이의 '한 방'으로 승리한 삼성. 하지만 기동력 대결에서는 완패였다.
삼성은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말 터진 박한이의 역전 3점포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 두산 김경문 감독은 “삼성에 잘 뛰는 선수들이 많다”며 “우리도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 많은 선수들이 루상에 나가 휘젓고 다닌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활발한 주루플레이를 성공시킨 쪽은 두산이었다.
먼저 기동력을 뽐낸 쪽은 삼성이었다. 0-0으로 맞선 3회말 공격에서 김상수가 좌전안타로 1루를 밟은 뒤 상대 배터리를 괴롭혔다. 올시즌 30도루로 공동 7위에 오를 정도의 빠른 발을 가진 그는 호시탐탐 도루를 노렸다. 이에 두산 선발 홍상삼도 연신 견제구를 던지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김상수는 결국 박한이가 삼진으로 물러나는 동시에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조동찬은 가운데 담장을 직접 맞는 2루타로 김상수를 불러들였다. 김상수의 발로 만든 선취점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계속된 2사 1,2루 기회에서 주루플레이 실수로 아쉬움을 남겼다. 최형우의 우중간 2루타 때 홈으로 파고들던 1루 주자 채태인이 태그아웃 당한 것. 이 실수 하나로 추가득점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두산의 ‘발야구’는 2-2로 맞선 5회초부터 빛났다.
선두타자 용덕한의 좌전안타와 정수빈의 볼넷에 이은 오재원의 번트안타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이종욱의 중견수 희생 뜬공 때 3루 주자 고영민이 홈을 밟았다. 2루 주자였던 정수빈은 2루와 3루 사이 중간 지점까지 나갔다가 재빠르게 3루 태그업에 성공했다. 이어 최준석 타석 때 1루 주자 오재원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최준석은 테이블세터진이 ‘발로 차려 준 밥상’을 시원하게 해치웠다.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인 것이다. 5-2까지 앞서가는 순간이었다.
두산과 달리 삼성의 ‘발야구’는 계속 꼬여갔다. 5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박석민의 중견수 뜬공 때 2루 주자 조동찬이 귀루에 실패해 아웃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 모든 실수를 덮은 건 박한이의 홈런 한 방이었다. 만약 이날 삼성이 패했다면 거듭된 주루 실수가 큰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1차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삼성은 주루플레이 재정비라는 과제를 남기게 됐다. 한국시리즈에서 SK에 맞서기 위해서는 세밀한 플레이까지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스포츠투데이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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