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영춘 전 의원을 내정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 이후 사실상 정계를 떠났으며, 최근 당 내에서조차 최고위원 인선 '하마평'에 오르내리지 않았던 의외의 인물이다.
그와 손 대표는 여러모로 닮았다. 우선 정치를 처음 시작했던 정당이 한나라당이다. 과거 운동권 출신이란 점도 공통분모다. 또 한나라당 탈당 꼬리표를 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마찬가지다. 여의도와 거리를 둔 채 야인으로 돌아갔던 시기도 2008년 6월과 7월이었고, 칩거 기간도 2년여다.
김 전 의원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추협을 거쳐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문민의 정부시절에는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냈으며, 16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에서 그의 운신의 폭은 좁았다. 16대 의원시절에 당내에서 금기어에 가까웠던 국가보안법 개정을 촉구했고, 2002년 대선 경선을 앞두고 집단지도체제를 요구하며 당내 소장파로 보수성향의 의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결국 그는 2003년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며 이부영, 김부겸, 안영근, 이우재 등 16대 의원들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 창당에 힘을 보탰다. 그때 얻은 별명이 '독수리 5형제'다.
17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는 열린우리당 386 의원들과 함께 정치개혁에 앞장서면서 다시 성공가도에 올랐다. 열린우리당 의장비서실장, 서울시당위원장, 최고위원 등 당 주요 직책을 고루 맡았을 정도다.
그러나 여전히 그에겐 '독수리 5형제'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 붙었고, 대표적 친노인사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저토록 옳은 말을 이토록 싸가지 없게 하는 재주가 궁금하다'고 말해 친노진영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가 다시 당적을 옮긴 것은 2007년 10월, 대통합민주신당(옛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를 지원하면서다.
하지만 그는 대선이 끝난 뒤 문 전 대표의 정당운영 방식과 정치자금 문제, 자유선진당과의 연대 등을 비판하면서 창조한국당을 떠난 뒤 당적을 두지 않은 채 야인의 생활을 해왔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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