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첫 상견례는 불꽃 튀는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손 대표가 인사차 안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양 대표들은 서로 뼈 있는 '농'을 주고받으면서 치열한 탐색전을 벌인 것.
안 대표는 "나는 (손 대표가) 사실 2등할 줄 알았다"며 첫 포문을 열었다. "조직이 센 사람이 1등하고 , 손 대표는 2등할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곧바로 "왜 3등은 아니고?"라고 반문하면서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고 정권교체에 대한 당심, 당원의 열망"아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안 대표는 "이제 여야 관계가 상생의 정치로 가지 않겠나 반가워했는데, 처음 나오는 게 너무 겁나게 공격적으로 나와 헷갈린다"고 농으로 되받아쳤다.
손 대표는 이에 대해 "내 입에서 나오는 얘기가 민심과 당심으로 자연스럽게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응수했다.
손 대표는 또 여야 간 상생의 정치를 펼치자는 안 대표의 제안에 "국민을 위한 정치, 상생이라고 하는 표현이 자칫 시사적으로 오해가 될 수 있다"면서 "상생이라고 하는 것은 서로 짝짜꿍이 되자, 그것을 국민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쓴 소리로 답했다.
두사람간 2차 설전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손 대표의 취임연설을 두고, 안 대표가 "제가 석 달 전 당선될 때 첫 일성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했는데, 제걸 모방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던지면서 바로 불이 붙었다.
손 대표는 곧바로 "제가 그때는 산속에 있어, 죄송하지만 제대로 보지 못해서..."라고 언급, 오히려 안대표를 무색케 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특허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려고 했는데, 오늘 이왕 두 사람이 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했기 때문에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정치경쟁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경쟁을 하자"며 "과거처럼 너무 발목잡거나 정쟁 위주로 하는 것에는 국민이 식상해 있다"고 꼬집었다.
손 대표는 "밖으로 가서 시장 한 바퀴 돌아보고 떡볶이를 사먹는 것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며 "사진기자가 찍는 국민 속으로가 아니라 사진에 찍히지 않는 마음속의 국민에게 들어가는 정치를 해나가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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