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초고속인터넷처럼 정액 요금도 계속 내려간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SK텔레콤이 포문을 연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에 KT와 LG유플러스가 가세하면서 이동통신 3사의 무한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수년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종량제에서 정액제로 바뀐 뒤 정액 요금 경쟁이 붙은 것처럼 무선데이터 서비스 역시 요금 경쟁 시대가 활짝 열릴 전망이다.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는 오는 1일부터 '오즈 스마트55' 이상 요금제 대상으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 LG유플러스까지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당초 '오즈(Oz)' 서비스를 통해 KT와 SKT 대비 저렴한 무선데이터 상품을 선보여온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쟁사와 동일한 5만5000원 요금제부터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무료 음성과 무료 문자 제공량도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 역시 SKT와 KT처럼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로 인해 망에 과부하가 걸릴 것을 우려해 다량의 무선데이터 사용자들에게 주문형비디오, 주문형오디오 서비스를 일부 제한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사의 경우 3만5000원 요금제를 선택할 때 100메가바이트(MB), 4만5000원 요금제를 선택할때 500MB까지 무선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 LG유플러스는 1기가바이트(GB)가 주어지기 때문에 소비자 혜택이 더 크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단말기 할인 혜택이 큰 월 4만5000원의 정액 요금제를 주로 선택하고 있다. 때문에 이통3사는 사실상 스마트폰 사용자의 평균 요금을 1만원 올려 받은 셈이다.
이통3사가 모두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에 나서며 이들의 무한 경쟁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3사 모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서며 무선데이터 서비스 품질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이미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시행중인 SKT와 KT 사용자들은 생각보다 느리고 답답한 무선데이터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통사들은 전국에 걸쳐 3세대(3G) 통신망을 설치했지만 지역에 따라 속도 편차가 있어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로 경쟁사보다 무선데이터 속도가 느린 LG유플러스 역시 품질 확보 문제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업계는 이통3사가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에 나선 것에 대해 10여년전 초고속인터넷 시장 경쟁과 흡사하다고 분석했다.
초고속인터넷은 유선전화망을 이용한 ISDN 서비스 당시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종량제를 거쳐 ADSL, 케이블 등의 기술 변화를 거치며 월 정액제 시대를 연 바 있다. 이후 경쟁 사업자들이 하나둘씩 등장하며 사용요금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무선데이터 서비스 역시 무제한 시대가 열리며 사실상 정액제 시대에 들어선 만큼 다음 경쟁 포인트는 속도를 비롯한 품질과 요금 인하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무선데이터 사용량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초고속인터넷 시장처럼 무선데이터 시장 역시 품질 경쟁이 본격화 되고 가상망이동통신사업자(MVNO) 등의 새로운 통신 사업자들의 참여로 무선데이터 정액 요금도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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