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308명 대상 설문 조사서 '자진해서' 1위...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상품권'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삼성의 독수리 5형제는 누구일까?
18일부터 26일까지 9일간의 긴 추석 연휴가 한창인 가운데 삼성그룹의 일부 임직원들은 연휴 기간 중에도 출근해 정상 근무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삼성은 고향에 가거나 집에서 쉬는 것을 포기하고 회사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이들을 '독수리 5형제'라고 일컫는다.
삼성그룹이 지난 10~13일 나흘간 임직원 308명을 대상으로 올 추석 명절에 관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독수리 5형제는 '자진해서 결정된 것'이라는 응답이 1위(55.2%)를 차지했다. 직급이나 나이, 성별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자처해서 근무하는 이들이 절반 이상이라는 얘기다. 임직원들이 연휴 근무를 자처한 배경은 '추석(명절) 근무 배려금 때문에' '회사에서 집이 가까워서' 등이었다.
독수리 5형제가 된 또 다른 이유로는 '올초 설날 일했던 사람을 빼고 공평하게 선정했다'는 응답이 28.3%, '지명했다'는 답변이 11.8%를 각각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상여금 외에 회사에서 받았으면 하는 추석 선물 1위로 상품권(65.3%)이 뽑혔다. 이어 디지털 카메라, MP3 등 전자제품(16.2%)이 2위, 농수축산선물세트(9.1%)가 3위에 올랐다.
삼성인들은 또한 친인척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로 '결혼은 언제하느냐?'(20.9%)를 꼽았다. 또한 '친척 간의 험담이나 자랑'(16.2%)', '보너스가 왜 이렇게 적어?'(9.8%) '왜 이렇게 늙었니?'(9.4%) 등도 반갑지 않게 여긴다고 답했다.
추석 연휴 동안 회사 인트라넷에 한 번이라도 접속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76.7%가 '아니다'고 답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모바일 인트라넷 접속이 가능해졌지만 '쉴 땐 확실하게 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남성보다는 여성 임직원이 구체적이고 특별한 연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는 여행이 14.3%로 가장 많았고 의료 수술·병원진료(점 빼기, 라식수술 포함) 등이 4.8%를 차지했다.
'여행'이라고 응답한 남성 임직원 중에서는 곽상용 삼성생명 부사장이 '비박'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비박은 침낭이나 텐트 등 최소한의 장비를 가지고 산속에서 밤을 새우는 것을 가리킨다.
곽 부사장은 "가을 밤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면서 별을 감상하거나 숲과 바람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눈앞의 작은 것보다는 멀리 그리고 높이 보고 살아야 함을 배울 수 있다"며 '비박 예찬론'을 펼쳤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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