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축구팬들에겐 올 추석 연휴가 그 어느때보다도 신이 난다. 바로 남녀 축구에 걸쳐 굵직굵직한 경기가 팬들의 환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결승진출을 노리는 17세 이하 여자 대표팀의 4강전이 추석 오전에 승전보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고 잉글랜드에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의 시즌 첫 맞대결 가능성이 높다.
■U-17 여자 FIFA 월드컵 4강 스페인전(22일 오전 5시)
20세 이하 언니들에 이어 새 역사를 쓴 17세 이하 여자 축구가 한국 축구사에서 전인미답의 큰 위업을 준비한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한가위날인 22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5시 트리니다드토바고 코우바의 아토 볼던 경기장에서 스페인과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4강 경기를 치른다.
한국축구 대표팀이 그동안 FIFA 주관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지소연(한양여대)을 앞세운 20세 이하(U-20) 여자대표팀이 지난달 U-20 여자월드컵에서 작성한 3위다.
8강에서 나이지리아와 연장까지 120분간의 사투를 벌여 6-5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한국 선수단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특히 한국 여자축구의 기대주 여민지(함안대산고)는 대회 우승과 최우수선수상(골든볼), 그리고 득점상(골든슈) 등 세 마리 토끼를 노려보고 있다. 모두 한국 축구사에서 단 한번도 쓰여지지 않은 기록들이다. 여민지는 8강서 한국 선수로는 FIFA 대회 한 경기 최다 골인 4골을 몰아넣는 등 이번 대회에서 7골(2도움)로 득점랭킹 1위에 올라 있다.
한국과 상대할 스페인은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U-17 선수권대회 챔피언의 강호이지만, 해볼만하다는 예상이다. 최덕주 감독도 "스페인 선수들은 기본기와 패싱능력이 좋지만 나이지리아와 같은 폭발력은 없다. 위협적인 면이 덜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스페인 경기가 끝나면 이날 오전 8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2008년 원년 챔피언 북한이 일본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툰다. FIFA 주관대회 사상 첫 남북한 결승 대결도 기대된다.
■AFC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K리그 4룡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출격한다. 특히 1차전서 패한 포항과 전북이 '역전쇼'를 노린다.
포항은 22일 오후 7시30분 조바한(이란)과 홈 2차전을 치른다. 원정 1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30분 페널티킥을 내줘 아쉽게 1-2로 패했지만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포항은 1-0으로 이기거나 두 골 차 이상으로 승리하면 4강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전북은 23일 오전 2시15분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과 원정 2차전을 갖는다. 홈 1차전서 0-2로 졌기 때문에 소나기골로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무수한 위기 속에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던 '역전의 명수'답게 이번에도 4강 티켓을 자신한다.
K리그 팀끼리 맞붙은 성남과 수원은 22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갖는다. 1차전서 성남이 4-1로 대승을 거뒀기 때문에 성남이 다소 유리한 상황. 성남은 두 골 차로만 져도 4강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윤성효 수원 감독은 "2차전 홈 경기에서 대역전극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어 이들의 '마계대전'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볼턴(26일 오후 8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단 두 명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맞대결을 펼친다.
박지성과 이청용이 26일 오후 8시 영국 볼턴의 리복스타디움에서 2010-2011시즌 EPL 6라운드 경기를 갖는것.
국내 축구팬들이 고대하는 이들의 맞대결은 박지성의 출전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된다. 이청용은 리그 5경기 연속 출전하며 팀의 확실한 오른쪽 미드필더로 자리잡아 출전이 확실시 되지만 박지성은 미지수다.
상대팀에 따라 출전이 들쭉날쭉한 박지성은 19일 밤 열린 강호 리버풀과 5라운드서 결장해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하지만 리버풀에서 결장한 탓에 볼턴전 출전 가능성이 높아져 이들의 맞대결 확률은 보다 높아졌다.
축구팬들은 한가위의 긴 연휴를 박지성-이청용의 맞대결과 그들의 골 폭죽으로 기분좋게 마무리하길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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