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진미식품·계룡건설·선양, 매각설, 자금난설, 이전설 등으로 경영에 ‘치명타’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전지역 향토기업들이 ‘이전설’, ‘매각설’ 등 악성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향토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작은 소문에도 휘청거려 밑도 끝도 없는 악성루머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전에 있는 진미식품은 오는 11월 충북 괴산에 제2공장 준공을 앞두고 본사의 충북 이전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간장, 된장 등을 만드는 이 회사는 송인섭 회장이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맡고 있고 3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대표적 향토기업이다. 지난해 160억5000만원을 들여 충북 괴산군 괴산읍 대덕리 산15번지 괴산장류식품단지에 8450㎡ 규모의 제2공장을 짓고 오는 11월 완공예정이다.
진미식품의 충북 진출 가시화로 본사가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면서 지역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다가 대전지역 양대 장류회사인 삼원식품마저 대기업에 합병돼 루머에 휩쌓인 진미식품 경영진들이 애를 먹고 있다.
송인섭 회장은 “진미식품은 선대부터 대전서 창업, 62년 된 회사로 쉽게 대전을 떠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진미식품은 서남부개발지구에 묶여 증축도 안 되고, 보상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 대기업 장류업체와의 경쟁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대전은 땅값이 너무 올랐다. 충남은 지원혜택이 없고 경북, 전북 순창 등에서도 좋은 조건을 내놨지만 괴산에서 땅, 공장, 설비 모두를 지원해줘 그곳에 2공장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청권 최대 건설사인 계룡건설도 올 초 사옥을 한국마사회에 파는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는 것 아니냐’는 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세종시가 들어서면 그곳으로 갈 것이란 소문과 함께 도청신청사를 짓고 있고 충남도와 긴밀한 유대로 도청신도시지역에 갈 것이란 소문도 나돌았다.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은 “올 연내나 내년에 착공, 2년 정도의 공사를 거쳐 새 사옥에 들어갈 것”이라며 ‘대전·충남지역 향토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강조했다.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 대전·충남 연고의 향토기업으로 계속 남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충남지역 대표소주회사인 (주)선양도 루머에 애를 먹긴 마찬가지다. 최근 ‘매각설’이 퍼지면서 엄청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검찰수사까지 의뢰했다.
진미식품과 계룡건설이 루머에 대한 해명수준이라면 선양은 강력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선양 관련루머는 2005년 벨소리업체인 (주)5425가 선양을 인수하면서부터 수시로 나돌았다. ‘선양이 롯데주류나 다른 대기업에 팔린다더라’ ‘이제 지역소주가 아니니 사줄 필요가 없다’는 식의 얘기들이 오갔다.
하지만 매번 근거 없는 소문으로 밝혀지면서 잠잠해졌지만 올해는 다르다. 매각금액이 당초 700억~750억원에서 최근엔 900억원까지 올랐다는 루머가 번지고 있다. 선양은 이런 얘기들로 더 이상 피해를 볼 수 없다며 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잡아달라고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김광식 선양 사장은 “진원지를 알 수 없는 루머로 기업들의 피해가 크다. 기업에 해악을 끼치는 것 중 악성루머보다 나쁜 건 없다. 시장에 루머가 퍼지기 시작하면 확산을 막기 쉽잖다”고 말했다.
대전지역은 외환위기 후 영진건설, 신진건설, 경성주택, 서우, 대전백화점, 충남방적, 대훈서적 동양백화점, 해찬들 등이 부도와 관련된 악성루머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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