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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 부동산 대책]부동산 규제 대부분 걷혔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그동안 주택담보대출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 소극적이었던 정부가 비투기 지역에서 한시적 폐지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은 ‘부동산 딜레마’에 대한 고민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이다. 특히 금융권에 DTI 결정권을 전면 부여한 것은 DTI 규제 완화로 금융사의 자산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을 것이란 비난을 염두해 둔 조치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8.29 부동산 대책으로 현재 집값 안정 기조를 확고하게 유지하면서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주택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수요자 금융규제 대폭 완화


8.29 부동산 대책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비투기 지역에서 DTI를 사실상 폐지했다는 점이다.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비투기지역의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때 DTI는 내년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금융회사가 자율 심사해 결정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DTI 규제는 2006년부터 시작된 대표적인 부동산 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안전판으로, 효과가 컸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금융사의 건전성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업계를 중심으로 DTI 완화 요구가 거세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자산 건전성을 지켜야 한다며 DTI 완화를 반대하자 결국 정부는 금융당국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실수요자의 주택구입과 관련한 금융지원을 확대한 점도 눈에 뛴다.


우선 4.23대책을 보완해 신규 주택을 분양받은 자가 소유한 기존주택을 사는 경우 주택기금(총 1조원) 지원 요건을 완화했다. 적용 대상이 신규 주택 입주일이 지난 사람이 소유한 주택에서 입주 예정자(입주 6개월전부터 입주일까지)의 소유 주택으로 확대됐고 구입하는 주택도 85㎡ 이하, 6억원 이하에서 85㎡ 이하는 유지하되 금액 제한이 폐지됐다. 구입자의 연소득 한도도 4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됐다. 시행 기간 역시 당초 올해 말까지에서 내년 3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지원 조건은 현행대로 가구당 2억원 한도이며, 연 5.2%이고 20년 상환 조건에 투기지역(강남3구)은 제외된다.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 가구에 대해서도 내년 3월 말까지 주택기금에서 연 5.2% 금리를 적용해 2억원까지 지원키로 했다. 비투기지역의 85㎡ 이하,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적용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가구원 전원이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 가구로 부부 합산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밖에도 저소득층이 쉽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대출금액을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했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일정도 조정


부동산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보금자리 주택 공급계획도 손보기로 했다. 싼 분양가의 보금자리 물량이 대량 공급되면서 민간 아파트 공급이 위축된 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2012년까지 보금자리주택을 수도권에 60만가구를, 지방에 14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당초 목표는 예정대로 추진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지정 예정인 4차 지구는 3차 지구(광명시흥) 이월 물량 등을 고려해 1~3차 때 4~6개 지구를 지정한 것과 달리 2~3개 지구만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1월로 예정된 3차 지구 사전예약 물량도 80%에서 50% 이하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4차 지구 사전예약 물량과 시기는 추후 조정하기로 했다.


보금자리지구 내 민영주택 공급비율도 현행 25%에서 지구별 특성을 고려해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밖에 민영주택도 수요나 지구여건 등을 감안해 85㎡ 이하를 중소형 주택을 짓는 것도 허용키로 했다.


◇전세자금 대출 한도 등 서민 주거지원 확대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친서민 정책에 발맞춰 전세 대출금 등 서민 주거지원 확대 방안도 마련됐다.


전세 자금 대출의 경우 전셋값이 높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저소득 가구에 대한 한도가 4900만원에서 5600만원으로 확대된다. 3자녀 이상인 경우에는 6300만원까지 추가지원된다. 지원대상은 60㎡ 이하 주택으로 보증금은 8000만원 이하이어야 한다. 가구소득은 최저생계비의 2배 이내여야 가능하다.


이와함께 전세자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려 85㎡ 이하,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의 근로자·서민이 전세자금 대출기간을 연장하면 대출금 6000만원 한도에서 가산금리를 0.5%에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밖에 연소득 5000만원 이하 가구에 대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보증 한도가 지금은 전세금의 70%와 연간인정소득의 1~2.5배 중 적은 금액을 기준으로 했으나 앞으로 전세금의 80%와 연간인정소득의 1.5~3배 중 적은 금액을 적용키로 했다. 보증 시 소득 입증이 어려운 서민층의 소득 입증 방법도 다양화된다.


◇양도세·취등록세 혜택도 연장


부동산 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세제 지원도 강화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조치의 2년 연장,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의 1년 연장, 수도권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핵심 내용이다.


양도세 중과 완화제도는 지난해 3월16일부터 올해 연말까지를 시한으로 도입된 것으로, 다주택자와 비사업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 중과 제도는 2주택자에게 50%, 3주택 이상을 보유한 경우에는 60%의 세금을 매기지만 작년 3월부터 한시적으로 소득세 일반세율인 6~35%를 적용해 완화한 것이다.


이와함께 건설사 유동성 지원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게 총 3조원 규모의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나 CLO(대출담보부증권)를 발행하기로 했다. P-CBO·CLO는 건설사 및 기타 업종의 회사채 또는 대출채권을 기초로 유동화자산을 구성한 뒤 신보 보증을 통해 최우량등급으로 상향된 증권을 시장에 매각하는 것이다.


하반기부터 1차로 5000억원 규모를 발행한 뒤 수요를 봐가며 추가 발행 여부를 결정한다. CLO는 건설업 비중을 50%로 제한해 업종 편중에 따른 위험을 완화할 방침이다.


지방 미분양주택을 줄이기 위해 대한주택보증의 환매조건부 매입 대상을 늘려 공정률이 50%가 아닌 30%만 넘어도 사들일 수 있게 하고 1500억원이던 업체당 매입 한도도 2000억원으로 늘렸다. 이외에도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한정했던 리츠·펀드의 매입 대상에 올해 말까지 준공 예정인 미분양 주택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대부분 꺼냈다'는 게 시장 반응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비투기지역에서 DTI 규제를 전면적으로 완화한 것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추구하겠다는 정부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어 심리적 보완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도 "올해 말까지 적용되던 다주택자 양도세율 중과면제가 연장되면서 연말 급매물 출하를 분산시키는 효과 가져올 것"이라며 "집을 팔고자 하는 다주택자 매물이 다소 시간을 갖고 출현할 것이어서 주택시장에 다소 여유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남아 있다. 실수요자가 대출금액을 확대해 집을 사기엔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다. 금리상승 우려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만큼 DTI규제 완화로 인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다거나 거래량이 급증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DTI 규제는 강남 3구 40%, 서울이 50%, 인천·경기도는 60%가 각각 적용됐지만 대출을 받아간 사람들의 평균 DTI 소진 비율은 20% 정도에 그쳤다"며 "DTI 때문에 필요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였기 때문에 집값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감 부터 없어져야 거래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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