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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웬수'가 '웬수'없이 살아남는 이유는?


[아시아경제 황용희 기자]'이웃집 웬수'가 진정한 '웬수'없이 살아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SBS 주말드라마 '이웃집 웬수'(극본 최현경, 연출 조남국)에는 내면적인 악역이 없다.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 하는 이드라마는 그들의 상황만 있을 뿐 악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극적인 소제가 난무하며 표독스러운 악역이 판치는 일명 '막장 드라마' 홍수 속에서 지극히 평범한 드라마 '이웃집 웬수'가 시청률 20%를 무난히 넘기며 사랑받는 이유는 드라마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웃집 웬수'는 드라마 제목과는 다르게 '웬수'가 없다. 만나기만 하면 서로 적대시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혼 부부 김성재(손현주 분)와 윤지영(유호정 분)도 웬수는 아니다. 한남자를 사이에 둔 강미진(김성령 분)과 윤지영도 웬수사이는 아니다.

서로 불편한 사이인 미진과 지영. 하지만 미진은 진심으로 지영을 생각해준다. 장건희(신성록 분)와 좋은 감정을 키우고 있는 지영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그 마음을 절대 숨기지 않는다. 상처 주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 것.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타인에게 상처도 주지도 않는다. 드라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내 상처가 너무 커서 네 상처는 보이지 않다"라는 대사톤도 등장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든 '상처'가 있지만 그 상처를 건드리지 않는 의연함이 돋보인다.


이혼문제가 정리된 줄로만 알았던 김우진(홍요섭 분)과 본의 아니게 불륜을 저지른 채영실(김미숙 분)의 대화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존중이 담겨있다. 영실은 "이혼한 줄 알았으니 무조건 나에게 오라"는 말 대신 "어찌됐건 불륜이다. 모욕당해도 내가 할 말이 없다. 당신도 날 모욕했다"는 말을 했지만 그는 약한 여자,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니다. 김우진의 아내 한수희(이혜숙 분)의 얼굴에 물세례를 퍼붓는 당당함도 있다. "이혼해주지 않으면 평생 남의 남자와 연애나 하겠다"고 우진의 앞에서와는 다른 말을 하지만 이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 기획의도처럼 서로가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의 상처를 보게 됐고 서로를 마음으로 바라보게 됐다.


결국 악역이 없는, 평범한 이들이, 그리고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착한 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바로 ‘이웃집 웬수’가 웬수인 셈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는 '웬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황용희 기자 hee21@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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