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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증권사 명암, 대우-삼성 '웃고' 미래에셋 '울고'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국내 증권가를 강타했던 지수 2000시대와 펀드 투자 열풍, 뒤이어 찾아온 금융위기와 그 회복이라는 사이클 속에 국내 대표 증권사들간에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자칫 뒤로 쳐질 것 같았던 대우증권(대표 임기영)이 화려하게 부활해 차별화된 성과를 과시중이고 삼성증권(대표 박준현)도 시장흐름 변화를 절묘히 타며 변신에 성공했다.

반면 새로운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던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은 펀드 환매의 역풍속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이다.


최근 발표된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우증권의 경우 비록 금리 상승으로 영업이익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위탁매매에서 강점을 보여줬고 금융상품 판매가 증가하며 영업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대우증권의 1분기(4~6월) 영업이익은 923억원. 전년동기 대비 40.6%가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정도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과 거래 대금 감소속에서도 평년수준의 준수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영업 성과가 좋았다는 뜻이다. 위탁매매는 물론 수익증권과 ELS 발행규모가 증가한 영향이다. 수익증권 판매잔고는 3월말현재 9.7조원(주식형 1.46조원)에서 6월말 10.2조원(주식형 1.67조원)으로 증가했고 ELS발행규모도 8153억원에서 9784억원으로 증가했다.


박선호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평가손실에도 불구하고 브로커리지, 이자손익 등 핵심이익 창출력이 지속되며, 증권주내 가장 높은 어닝 파워를 입증했다"고 평했다.


그럼에도 대우증권은 리테일 역량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강남지역 점포 확장에 이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점포를 재구성하기로 한 것. 영업지역이 중첩되거나 주변상권이 쇠퇴한 지역 대신 성장성이 높은 신설 상권에 적극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7개 점포를 인근 점포로 통폐합시켜 지점 과밀화를 해소하고, 기존 고객에게 통합 점포의 다양하고 업그레이드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만족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영업점 통폐합으로 발생한 인력 등 재원을 활용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유망 상권에 적극 진출하는 계획도 함께 수립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1분기 712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치며 전체 실적에서는 대우증권에 뒤졌지만 최근 시장의 강력한 축으로 떠오른 랩 부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랩상품 판매 1위는 대우증권이지만 수익면에서는 추격을 불허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1분기 랩상품 수수료 수익은 128억원에 달했다. 전분기 대비 증가율이 279%나 됐다. 주식형 랩 잔고가 전분기 6000억원에서 1.5조원으로 133% 급증한 탓이다. 이 회사의 램 상품 수수료 수익은 펀드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 185억원에 이어 주요 수입원으로 성장했다. 그만큼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펀드의 대명사인 미래에셋증권은 환매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경쟁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24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9.8%나 추락했다. 시장의 예상에 못미치는 결과다. 주식위탁영업, 펀드판매, IB 등 업무 전반에서 활력이 축소되고 있다.


주력 상품인 펀드 환매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래에셋의 브랜드 가치가 감소하는 모양새다. 수수료도 줄었다. 게다가 또다른 영업의 축이었던 위탁매매도 수수료 인하 경쟁에 동참하지 않으며 점유율이 지난 1분기 6.1%에 그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2%P나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이다.


김희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시장 침체로 고객 기반 자체가 축소중이거나 보수적인 경영으로 일부 사업이 위축됐을 수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의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고 목표가도 기존 8만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홀드로 변경했다.


단 김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이 주력하고 있는 해외 시장이나 퇴직연금 분야의 성과가 과시화 되거나 펀드 시장 회복세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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