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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청 직원들, 요리, 밴드동호회 활동 신난다

요리 밴드 오카리나 등 20여 개 다양한 동아리 활동으로 신나는 직장 만들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산악회, 독서 동호회 등으로 대표되는 사내 동아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비교적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의 공무원 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송파구에도 요리 동호회, 록밴드 등 톡톡튀는 동아리에서 자기개발과 함께 직장생활의 활력을 찾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에이구~ 당근 다져놓으라니까 깍두기를 만들어 놨네”

강사의 장난스러운 핀잔에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진다. “자, 남자분이니까 칼 잡는 기본부터 가르쳐 드릴게요. 당근 잡은 손가락을 모아서 손톱을 직각으로 세우시고…”


지난 4일 오후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문정요리여성교실에 모인 13명이 직장인들이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다.


더운 날씨에다 가스레인지 열기에 땀은 송글송글 맺히고 서툰 칼질이 아슬아슬하지만 표정은 일류 요리사 못지않게 진지하다.


이들은 송파구청 직원들로 구성된 '행복한 요리 동호회' 회원들이다.

이 동호회는 지난달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모여 요리를 배우고 있다. 휴가철이라 참여자가 좀 적었지만 평소에는 매회 20~30명 직원이 모여 연습한다.


이 날의 메뉴는 토마토를 이용한 미트소스 스파게티와 모듬 장아찌.


지난 달 7일 첫 모임을 시작한 이래 불낙전골, 매운 닭날개 볶음, 오므라이스 등 10가지의 다양한 요리를 배웠다.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인 요즘 세태를 반영하듯 남자직원들의 참여열기도 뜨겁다.


전체 회원 30여 명 중 3분의 1이 넘는 13명이 남성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나이가 들수록 남자가 요리할 줄 알아야 한다”며 처음 요리 동호회를 제안한 석촌동 이한일 동장과 송파1동 안재승 팀장 등 남직원들이 동호회를 이끌어가는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


안 팀장은 모임이 끝나면 그날 배운 레시피를 정리해 회원들에게 보내주고 주말이면 가족들과 다시 실습을 해보는 등 열정이 대단하다.


얼마전에는 요리교실에서 배운 불낙전골을 안주삼아 부인과 오붓한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하며 웃는다.


“남자들도 가족을 위해서 요리를 할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음을 다해서 만들면 그게 가족과 자신에게는 최고의 요리죠. 서툰 솜씨지만 단순히 기술보다는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꼬박꼬박 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송파구 직원 요리 동호회의 강사를 맡고 있는 이금자 씨는 “평소에는 남자직원들이 절반이나 될 정도로 열심이에요. 이런 걸 보면 요즘 세상이 많이 달라졌구나 하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송파구 직원들의 즐거운 외도(?)


지금 송파구 직원들은 즐거운 ‘외도’에 빠져있다.


바쁜 업무시간이 끝나면 각자의 동아리 모임으로 달려가 자기만의 세계를 찾는 것.

관심분야들도 다양하다. 요리 동호회 외에도 신세대 공무원들의 끼와 개성이 넘치는 록밴드, 오카리나 동호회 등 20여 개 동아리가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일과 취미를 병행하며 직장 생활도 더 즐거워지고, 원래 업무에도 활기가 넘치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감사담당관실에 근무하는 4년차 공무원 이태호 씨는 동아리 활동으로 평생 품어왔던 꿈을 이룬 경우다.


학창시절에 이루지 못했던 밴드활동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 씨는 2008년 직원 밴드가 창단된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가입했다.


악기에 문외한이었던 이 씨는 입단 후 손가락에서 피가 날 정도로 혹독하게 베이스 연습에 매달렸다. 8개월 후 밴드의 베이스 주자로 무대에 설 때의 감격을 이 씨는 잊지 못한다.


“떨리기도 했지만 제가 드디어 무대에 선다는 사실에 너무나 가슴이 벅차고 즐거웠어요. 그 후 공연도 많이 다녔는데 송파구내 시장 행사에 나가 돼지머리 놓인 고사상 앞에서 공연한 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네요”


또 창단때부터 리더를 맡고 있는 사회복지과 고현승 씨는 평소 무뚝뚝한 인상과 달리 무대 위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수준급인 기타 실력과 열정적인 보컬로 관객들을 압도하며 송파직원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이 씨는 지금 잠깐 활동을 쉬고 있지만 송파구청 직원 밴드는 고 씨와 함께 다른 실력파 멤버들을 보강하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내 주민 행사나 구청 행사에 단골손님으로 초대되며 송파구청의 명물로 유명세를 탔다.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공무원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 놓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직원들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구에서는 활동비를 지원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직원이 즐겁고 활기 넘치면 결국 주민들에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서범석 공보과 언론팀장은 “많은 직원들이 다양한 동아리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직원 상하간에 소통이 활발해지고 자기개발에도 도움이 되는 직원 친화적 조직문화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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