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아파트 관리비 내역서를 받아들고 '왜 이렇게 많이 나왔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했다면 그 이유를 한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엉뚱한 곳으로 돈이 새 나갔을 수 있다. 아파트 관리를 둘러싼 비리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관리를 맡은 위탁업체와 청소ㆍ소독 등의 용역업체, 관리소장 채용 등을 둘러싸고 억대의 뒷돈을 주고 받은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비싼 아파트 관리비의 뒤편에는 이들의 검은 돈 잔치가 숨어 있었던 셈이다.
서울경찰청이 어제 발표한 아파트 관리를 둘러싼 비리 내용을 보면 흡사 거미줄을 보듯 먹이사슬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적발된 위탁관리업체 임직원 11명은 계약을 따내기 위해 올해 전국 10여개 아파트 입주자 대표에게 모두 2억87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대신 청소ㆍ소독, 소방방제, 전산 등 자신들이 위탁받아 관리하는 아파트의 각종 업무를 맡기는 조건으로 용역업체 9곳에서 7억46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아파트 관리를 책임지면서 영세 용역업체의 등을 친 셈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아파트 관리소장을 채용하면서도 모두 49명으로부터 1억4700만원의 뒷돈을 받았다. 주택관리사들의 취업 경쟁이 치열한 것을 악용해 뇌물을 받아냈으니 그 집요함에 말문이 막힌다. 그런 관리업체에도 상전은 있었다. 위탁관리업체 선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입주자 대표가 그 주인공으로 업체들은 발전기금, 명절선물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건네야 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전형이다.
이번에 비리가 적발된 아파트가 전국에서 100곳이 넘는다고 한다. 아파트 관리를 둘러싼 비리는 곧바로 입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을 상대로 벌이는 질이 나쁜 범죄행위다. 경찰은 민생차원에서 집중적, 지속적으로 단속해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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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주민들 스스로 감시기능을 적극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비 공개에 주민들이 앞장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오는 10월부터는 공개대상도 현재 6개 항목에서 23개 항목으로 크게 확대된다. 다른 아파트와 비교해서 너무 비싼 것은 아닌지, 비리가 없더라도 낭비요인은 없는지 잘 따져보는 것이 생활의 지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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