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한남5구역추진위, 정비업체 등 선정놓고 "우리가 해야"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시의 재개발사업 공공관리자제도가 시범사업부터 삐걱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첫 뉴타운 사업 공공관리 시범지구로 지정된 한남뉴타운 내 한남5구역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추진위원회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탓이다.
시범사업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이미 제도가 시행된 서울시 공공관리자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겉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서울시와 관련조합 등에 따르면 한남5구역 설계자 및 정비업체 선정과 관련해 무효갈등을 빚고 있다.
이같은 사태는 추진위 측이 공공관리제도 기준이 아닌 종전 기준으로 후보 업체들을 선정했다며 서울시가 무효라며 재선정하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6월 15일 동의율 50%가 넘어 한남뉴타운 구역내 최초로 추진위 승인을 받은 한남5구역은 7월6일까지 건축사사무소와 정비업체 후보지 입찰을 받았다. 이어 다음날 각각 두 곳씩 주민총회에 부칠 업체를 선정했다.
하지만 시는 지난달 15일 공공관리제도 업체선정 기준을 고시했다. 또 추진위가 공공관리제 기준에 맞게 업체선정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30일 용산구청을 통해 총회중지 공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일부 조합원들은 서울시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내용으로 추진위를 상대로한 총회금지가처분 신청을 내며 복마전 양상을 띠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총회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 추진위의 손을 들어줬다. 추진위의 재개발 추진절차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에 힘입어 추진위는 예정대로 7월31일 설계자 등 선정총회를 진행했으나 정족수 부족이라는 의외의 변수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추진위 측은 공공관리제도가 투명한 사업진행과 기간단축,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되레 이처럼 합법적인 사업진행마저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상용 한남5구역 추진위원장은 "시에서 새로운 업체선정 기준을 곧 마련하겠다며 기다리라는 행정지시를 꼭 따라야 할 의무는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법원판결로 사업추진 절차에 하자가 없음이 다시한번 확인됐다"고 밝혔다. 법원은 조례상으로 볼때도 업체 선정 과정에 하자가 없고, 경과조치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라고 판결했다.
그는 또 "시의 의지대로 하자면 다시 입찰을 받고 심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의 행정지시를 그대로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타운 지구지정 후 8년이나 끌어오며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진 사업을 시급히 추진하고 싶다는 뜻이다.
공공관리자제 시범지구로 선정된 과정이 지극히 관 주도로 이뤄졌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신상철 한남5구역 추진위 감사는 "지난해 7월말 서울시장과 박장규 전 용산구청장 주도로 공공관리 시범지구로 지정되지만 않았다면 이미 조합을 설립하고도 남았다"면서 "관이라고 업체와의 결탁하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서울시 공공관리과 관계자는 "한남5구역 추진위는 애당초 공공관리제도에 따라 설립됐으며, 아직 설계자와 정비업체를 선정하지도 않았다"며 "공공관리 시행일인 7월16일 이전에 추진위가 선정한 업체까지만 인정한다는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갈등사태를 지켜보며 공공관리제도 도입의 과도기에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할 명확한 지침들이 먼저 구비돼야 제도정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섭 주거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가 주도해 시범지구 지정이 됐어도 어느 정도는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줘야 할 것"이라면서 "이런 일들을 대비한 명확한 행정지침이 없으니 혼란에 빠지는 사례들이 생긴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유사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한남5구역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60번대 일대 18만6781㎡가 대상구역으로 토지 등 소유자 수는 159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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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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