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돼 온 고혈압약 '올메텍'이 제품 생명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 약이 혈압을 떨어뜨리는 본래의 효과는 있는데, 예기치 않게 심장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FDA 사망률 증가 임상자료 검토중
미 식품의약청(FDA)은 고혈압약 올메살탄(제품명 올메텍, 대웅제약) 대상 임상연구 2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약을 먹다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위약군보다 많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4400여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로드맵(ROADMAP) 연구와, 560여명의 오리엔트(ORIENT) 연구다. FDA가 공개한 로드맵 연구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메텍 복용군에서 총 15명의 심혈관계 사망이 발생해 위약 3명에 비해 5배 증가했다.
모든 원인 사망, 뇌졸중, 급사, 치명적 심근경색 등도 올메텍 그룹에서 많이 발생했다. 오리엔트 연구는 심혈관계 사망이 10명과 3명으로 역시 올메텍 그룹에서 크게 증가했다.
FDA는 "올메텍이 사망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에 이른 것은 아니며, 현 시점에선 이 약의 혈압강하 효과가 잠재적 위험을 능가한다고 믿고 있다"고 환자와 의료진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혈압약이 혈압은 떨어뜨리는 대신 심장계 합병증을 막아주지 못한다는 '아이러니'한 결과는, 올메텍뿐 아니라 비슷한 약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변수라 의료진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장기간 연구결과의 부재…악몽의 재현인가
국내 한 대학병원 내과교수는 "심장병 발생 증가의 원인이 올메텍이란 약 때문이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FDA는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 같지만 (유사 약물이 많다는 점에서) 약 사용 중단의 필요성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장기간 연구 자료가 없는 신제품들이 출시 몇 년후 부작용 문제로 퇴출되는 빈번한 경험에 따른 반응이다. 올메텍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고혈압약으로 '이 약을 먹으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단기효과만이 확인된 약이다.
혈압을 떨어뜨리는 목적이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병, 혈관질환 예방이란 측면에서, 올메텍을 장기간 복용해 혈압을 낮추면 합병증이 예방되는가에 대한 답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39개월이란 비교적 짧은 기간(로드맵 연구)이지만, 올메텍의 심장 합병증 영향의 단서를 제공한 이번 이슈는 매우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올메텍과 유사한 이슈에 휘말려 시장퇴출되거나, 사실상 제품 수명이 다한 예는 관절염약 바이옥스, 위장약 프레팔시드, 당뇨약 아반디아 등 매우 흔하다. 이런 이슈가 발생하면 제품 판매사는 전세계 소비자와의 소송, 제품 신뢰도 하락 등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된다.
때문에 미FDA 등 규제기관에서는 '장기간 안전성 자료'를 확보한 후 시판허가를 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올메살탄(olmesartan)'은 ARB(안지오텐신II 수용체 억제제) 계열에 속하는 고혈압약으로 로잘탄(losartan), 이베살탄(irbesartan), 텔미살탄(telmisartan), 발살탄(valsartan)과 같은 작용기전을 가진다. ARB 계열은 여타 계열에 비해 최신에 개발돼 현재 가장 흔히 처방되는 고혈압약 종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메살탄은 국내 도입 수년 만에 단일 브랜드로서는 처방액 1위 품목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올메텍 20mg는 431억원, 이뇨제를 합한 올메텍플러스는 430억원이 처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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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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