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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바닥없는 추락' 美 200억弗 예치 요구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를 일으킨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보상금 사전 예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점점 높아지고 있다.


헤리 레이드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상원의원들은 14일(현지시간) 토니 헤이워드 BP 최고경영자(CEO)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보상금 200억달러를 사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서한에서 이들은 “이는 BP가 보상금 지급을 미루거나 손실에 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보상금이 예치되는 에스크로 계정은 독립적인 제 3자에 의해 관리될 것이며 이후 사고로 피해를 입은 개인 및 기업에 대한 보상비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백악관의 데이비드 액설로드 선임 고문도 방송에 출연해 “백악관은 에스크로 계정을 통해 BP에 보상금을 사전 예치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 내에서 BP에 신속한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보상금에 조바심을 내는 것은 제 2의 엑슨 사태가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서한은 “1989년 유조선 엑슨 발데즈 호의 알래스카 원유유출 사고 당시 총 70억달러 규모의 손해가 발생했지만 이후 엑슨은 막대한 이익을 내는 가운데에도 실제 손해 규모에 훨씬 못 미치는 보상금을 지급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로 BP가 져야할 책임의 한도가 아직까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에스크로 계정을 통해 확실한 피해보상을 보장받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레이드 의원 측은 다만 “사전 예치금을 일시불로 받을지 분할 지급받을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의회는 또 보상금 사전 예치가 BP의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한은 “에스크로 계정으로 BP의 총 책임 한도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최근 BP가 내보내고 있는 광고보다는 BP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BP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 3월31일 기준으로 BP의 현금보유규모는 70억달러에 불과해 수백억달러의 사전예치금을 지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또 BP는 현재 사고를 수습하는데 엄청난 비용을 물고 있기 때문에 보상금을 예치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메리 랜드리 미 해군소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BP가 피해보상을 하기도 전에 파산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BP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9.7% 급락한 주당 30.67달러에 거래됐다. BP의 이사회가 회의를 열고 2분기 배당금에 관련된 논의를 시작하면서 불안감이 커진 것. BP의 주식 시가총액은 사고 이후 900억달러 가량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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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고스 리서치의 필 웨이스 연구원은 "정치적 압력 때문에 BP가 배당금을 줄이거나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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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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