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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안보리에 회부하긴 했지만

강경했던 미국 입장 미묘한 변화 감지
게이츠 "대북제재 외교 노력 효과 못 낼 수도"
한미 군사훈련 연기ㆍ국방장관 회견 취소
이란 핵문제 중국 지지 감안한 입장 변화 지적도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정부가 다양한 외교 노력 끝에 지난 5일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했지만, 초반부터 맥이 빠지는 모양새다.

천안함 사건 발생 직후부터 꾸준히 동맹관계를 강조하며 공조해 온 미국이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완강한 버티기가 이란 제재를 원하고 있는 미국의 마음을 바꿨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7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6일 천안함 사건 관련 간부들을 긴급 소집해 그 동안의 외교 현황과 향후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외교 당국자는 "회의에서는 천영우 2차관의 미국 방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한 내용을 보고받고, 향후 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한 이사국들과의 긴밀한 협력 등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중국 설득을 위해 천 차관이 적절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면서도 "천 차관의 방중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이 심상치 않다.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며 긴밀한 공조관계를 협조해 온 미국 내부에서 대북 제재에 회의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실제로 로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외부 세계의 생각이나 자국민 안정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나라다. 천안함 사건에 따른 외교적 대북제재 노력이 거의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게이츠 장관은 또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북한 제재를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의향이 없다면 외교적 노력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무도 그것(군사적 방법)은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붕괴를 일으키거나 한반도에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미 양국이 천안함 피격사태를 계기로 즉각 실시키로 한 합동 군사훈련도 이달 말로 연기했고,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한미 국방장관 기자회견도 취소했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미묘한 입장 변화 중심에는 이란 핵문제 해결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란 핵문제에서 큰 힘이 될 중국의 지지 확보에 역점을 둘 경우 천안함 대북 제재는 의장성명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앞서 게이츠 장관이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한국이 전면적인 대북 결의를 추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심지어 미국과 중국이 이미 큰 틀에서의 대북 제재 수위 등 처리 방안에 대해 합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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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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