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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채권 매입 놓고 ECB-獨 '마찰'

그리스 국채 보유한 은행에게만 유리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존 채권 매입에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그리스에 집중된 채권 매입은 이를 보유한 특정 은행에 부당한 지원을 제공하는 셈이라는 주장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분데스방크는 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그리스 채권을 보유한 유로존 은행들의 구제금융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ECB가 구체적인 매입 채권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상당 부분이 그리스에 집중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ECB측은 언급을 피했다. ECB는 지난달 10일 이후 약 3주 동안 총 350억유로 규모의 채권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분데스방크의 고위 관계자는 ECB가 그리스와 달리 여전히 자금조달을 위해 채권시장에 의존해야 하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 불량국에 고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리스에만 집중적인 지원에 나선 이유를 추궁하며 날을 세웠다.

그리스는 지난달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100억유로(135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때문에 적어도 2012년까지는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상환을 위해 채권 발행에 나설 필요가 없다.


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ECB가 지난 10일부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250억유로의 그리스 채권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ECB는 지난달 31일 지난주 기준 350억유로의 채권을 매입했다고 발표했지만 정확히 어떤 나라의 채권을 구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다만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그리스를 비롯한 국가들의 구멍난 재정을 채우기 위한 것이 일부 제기능을 상실한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채권 가격 하락은 곧 은행권의 장부상 평가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실물경제에 유동성 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의 최근 지표에 따르면 ECB가 저금리에도 불구, 4월 은행권의 민간 부문 대출은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비금융권 기업 대출은 감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분데스방크는 그리스 채권가격은 ECB의 과도한 시장 개입으로 그리스 경제 사정과 전혀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는 3000억유로에 이르는 그리스 국채를 소유한 은행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리스의 채무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리스 채권을 보유한 은행들에게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더할 나위 없는 호재라는 것.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는 지난 10일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발표될 당시부터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오고 있다. 그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안정성을 해칠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트리셰 총재는 ECB가 채권 매입 프로그램과 상관없이 중앙은행의 역할과 독립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ECB는 현재 채권 매입 프로그램으로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1주일 만기 환매조건부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양적 완화정책을 피하고 중앙은행으로서의 중립적 자세를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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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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