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제자리로’ 일부 ‘증시유입’
신규대출·MMF 유출자금 원대복귀 예상
보험 ETF·새 공모주청약 몰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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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박지성 기자] 삼성생명 청약 환급금 19조원이 국내 증시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환급금의 향배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상당 금액이 제자리를 찾아가겠지만 일부는 주식이나 펀드, ETF에 재투자 될 가능성도 크다. 부동자금이 은행 특판예금과 채권을 거쳐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시중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관건은 최근의 '돈맥경화' 현상을 해소시킬만한 수준의 대규모 자금이동이 있을지 여부다.
6일 한국투자증권 등 삼성생명 상장 주간사에 따르면 이튿날인 7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각 증권사들은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19조원에 달하는 환불금을 지급해야 한다.
◆대출금 + 대기자금 '제자리로' =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에 흘러들어온 돈 가운데 상당금액은 투자자들의 대출금과 대기자금이다.
실제로 지난 3일 기준 증권사의 예탁증권 담보융자 잔액은 하루 만에 1652억원 증가했고, 6대 주간사의 경우 주식담보와 신용대출을 포함한 신규 대출이 최근 사흘간 7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좀처럼 돈이 빠지지 않던 머니마켓펀드(MMF)도 지난달 30일 기준 2조4488억원의 자금유출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대출금의 경우 향후 증시의 향배와는 상관없이 원대복귀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 청약에 몰린 다양한 형태의 자금 가운데 적어도 대출자금은 제자리로 돌아 갈 것"이라면서 "대체자산들의 투자 기대 수익률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 기회비용 대비 장점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선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청약 자금은 기본적으로 삼성생명이라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목표로 하는 자금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형태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극받은 부동자금, 증시로 이동할까 = 그러나 한 번 투자를 결심한 돈이니 만큼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또 다른 청약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을 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상장되는 보험ETF 등 투심을 자극할 이벤트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에서 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하이쉐어 보험 ETF'의 경우 삼성생명을 25% 편입, 청약에서 돌아선 투자자들에게는 투자매력이 크다.
공모주 청약에 자극받은 투자금이니 만큼 새로운 공모주 청약에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장 다음주에만 신한 제1호스팩(10∼11일), 만도(11∼12일), 모바일리더(13∼14일)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있다. 한번 공모주 청약에 몰린 돈이 추가 수익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릴레이 청약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재투자는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후퇴할 경우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선엽 애널리스트는 "자금이 증시로 회귀할지의 여부는 5월10일경의 주가 향배가 관건"이라면서 "이번에 몰린 자금들은 보수적인 자금이기 때문에 증시가 더 올라간다면 특정 투자처에 몰리기보다는 또 다시 떠도는 자금의 형태로 돌아갈 것이고 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 후퇴하게 되면 일부는 증시에 유입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이 10% 내외의 수익률 기대하는 자금이기 때문에 투자가 이뤄진다고 해도 금리대비 1.5배 수준의 배당성향을 가진 우선주 등 보수적인 투자 대상을 찾을 것"이라면서 "다만 속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투자 대상이나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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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alphag@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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