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급 지경부 출신 선임에 "파워 떨어질라" 우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새로운 상근 부회장을 맞이하면서 묘한 아쉬움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는 14일 이사회를 통해 김동수 전 지식경제부 국장을 새 부회장으로 선출했다. 하명근 부회장은 다른 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는 만큼 기대와 설렘이 큰 것은 당연하다.
섬산련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김동수 신임 부회장이 2급인 지경부 국장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하 전 부회장을 비롯해 역대 상근 부회장들은 전부 차관보급인 1급 출신이 맡아왔다. 역대 부회장들 보다 '파워'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인 것이다.
섬산련 관계자들은 "성품이나 업무 추진력만 좋으면 됐지 직급이 크게 상관있냐"라는 담담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래도 직업 공무원 입장에서는 마지막 고지인 1급까지 올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상근 부회장의 소위 '레벨'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섬산련과 같은 업계 관련 단체의 속성 때문이다. 섬산련을 비롯해 한국자동차협회, 철강협회와 같은 단체는 업계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업계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달하고, 때로는 설득해야 한다. 아무래도 각종 단체장의 직급이 높아야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섬산련의 경우 섬유가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올해 정부와 함께 첨단 섬유 연구 등을 진행해야 하는 등 접촉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섬산련 구성원들이 부회장 직급에 민감해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회장직이라고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회장직의 경우 기업의 규모에 민감하다. 현재 노희찬 삼일방직 회장이 섬산련 회장을 맡고 있는데, 화섬, 봉제, 패션업계 순으로 회장직을 맡는 게 일반적이다.
아직 노 회장의 임기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섬산련 내부에서는 이제 대기업 오너가 회장을 맡아야 되는 게 아니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94년 고합그룹의 장치혁 회장이 마지막이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한해 매출 300억~400억원에 불과한 회사 오너가 섬산련 회장을 역임했다는 점도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대외적인 위상이 작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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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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