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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티셔츠에 담긴 패션미학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0초

패션 아이템의 본질 <1> 티셔츠 이야기


[마니아]티셔츠에 담긴 패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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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선아 컨설턴트]"남자는 그냥 심플한 티셔츠에 팬츠 입을 때가 제일 멋진 것 같아."

패션하는 여자들이 모이면 결국 공통적으로 의견이 모이는 이성의 스타일이다. 물론 티셔츠가 정말 '그냥' 티셔츠가 아니고 팬츠가 '그냥' 잭필드 3종 세트 팬츠를 뜻함은 아니니 저 말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패션하는 여자와의 소개팅 자리에 나온 남자는 한껏 멋을 부렸다(고 본인이 친히 밝히기까지 한다). 커밍아웃보다 더 몸 둘 바를 모르는 고백을 듣고 나니 프린트를 따라 박혀있는 핫픽스 장식의 티셔츠가 자꾸 거슬린다. 남대문 도깨비 시장에 가면 훌륭하기 이를 데 없는 헤인즈(Hanes) V넥 티셔츠 3개를 1만원대에 살 수 있다고 말해줄까.(아서라) 현란한 장식의 티셔츠와 브랜드 로고가 큼직한 시계가 이뤄내는 불협화음에 머리만 지끈거린다.

그가 위트있는 모습이라도 보여줬다면 기꺼이 손을 내밀어 남대문이든 유니클로든 안내하고 싶었지만 위트는 옷 입는 센스와도 일맥상통하니 그런 훈훈한 순서 없이 어색한 인사로 끝나버린 소개팅. 탁월한 신체 비율과 매력적으로 담백한 얼굴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해 안타까운 남자였다.


[마니아]티셔츠에 담긴 패션미학


뒤늦게 영화 '의형제'를 봤다. 지인이 말하길, '우리 김연아가 최고'라는 남자친구와 한바탕하고 보란 듯이 함께 즐기기에 최적이라는 바로 그 영화. 과연 그녀의 말마따나 후줄근한 티셔츠만 입고도 자체 발광하는 강동원이 여심을 녹이는 저음 목소리로 열연을 펼치고 있나니 옆자리의 남자친구 신경 쓸 틈이 어디 있겠나 싶었다.


영화 속 강동원의 치열한 일상에 치여 천덕꾸러기가 됐음에도 멋진 티셔츠를 보다보니 전날 들렀던 단골 라운지바(Bar) 스태프의 티셔츠와 오버랩이 된다. 그 스태프는 톤다운 된 카키그레이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본인 사이즈보다 반 사이즈 정도 커서 어깨넓이, 팔 통 둘레, 몸통 사이즈가 기가 막히게 적당한 여유를 가진 티셔츠였다.


그런 영특한 티셔츠가 빛내주는 가늘고 긴 팔 근육. 주문을 받으러 이동할 때도, 테이블 위의 사용한 티슈를 치워줄 때도 티셔츠의 후련한 미동이 어찌나 근사한지 모히토 맛이 몇 배는 깊어질 정도였다.


멋진 프린트나 신선한 디테일의 티셔츠도 넘쳐 나지만 역시 티셔츠는 기본 U넥이나 V넥의 톡톡한 면소재가 최고 아닐까. 화이트 컬러는 10개가 있어도 넘침이 없고 멜란지 그레이나 톤다운된 카키 컬러도 스타일링을 빛내줄 든든한 지원군이다. 애초에 티셔츠란 녀석이 캐쥬얼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하의나 걸쳐 입는 재킷은 재단이 잘돼 실루엣이 '똑' 떨어진다면 게임 끝.


이는 여자들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요소들이다. 오히려 남자들보다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쇄골이 3분의1 정도 노출되는 목 부분의 파임, 바스트를 은근하게 감싸주는 사이즈감 등을 더 세심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XXL사이즈의 티셔츠만 한 장 입고 가느다란 허리를 벨트로 부각시키는 것도 또 다른 스타일링 법이다. 심플한 티셔츠 한 장이 담백하기 이를 데 없는 드레스로 신분상승하는 순간.


옷을 사랑하면 빨래도 즐겁기 마련이다. 어찌나 신나게 입었던지 민망한 위치에 누렇게 변색돼 눈물을 머금고 버릴 예정인 화이트 티셔츠가 있는가? 살짝 뜨겁다 싶은 물에 애증의 티셔츠를 담근 후 울샴푸와 시중에 파는 핑크색 O₂액션을 한 스푼 넣어보자. 버리는 셈 치고 숙면을 취한 다음 날 헹궈 보면 거짓말처럼 하얘져 있을 것이다.


그렇게 주변 지인들이 아끼는 티셔츠 여럿 살려줬다. 못 믿겠다고? 에이 그러니까 버릴 티셔츠로 한번 해보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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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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