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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花~ 새하얀 꽃천지 畵~노란 그림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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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매화마을ㆍ구례산수유마을 꽃나들이

[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춘삼월 봄은 왔지만 전혀 봄 같지 않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방긋 꽃망울을 피우려는 봄꽃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남녘땅을 향긋한 꽃내음으로 달굴 매화, 산수유꽃이 잔뜩 움츠려 눈치를 보고 있다.


기상청에서 올 봄 꽃소식이 예년보다 이르다고 해서인지 봄 시샘 추위에 더욱 꽃향기가 그리워진다. 참 세상사 거저 되는 건 없나보다.

그렇다고 마냥 봄꽃 나들이를 미룰수는 없다. 이 시샘이 끝나고 나면 매화와 산수유가 폭죽처럼 터지면서 봄의 꽃잔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봄꽃 구경의 명소는 단연 섬진강변이다. 섬진강을 끼고 있는 전남 구례와 광양, 하동은 해마다 봄소식을 알리는 꽃들이 릴레이로 피어나는 명소.

섬진강변의 매화에서 출발한 꽃소식은 구례의 산수유로 이어지고, 하동 쌍계사 길의 벚꽃이 마지막 봄꽃의 바통을 넘겨 받는다.


이달중순부터 내달초까지 섬진강을 찾으면 매화의 새하얀 꽃천지와 산수유의 노란 황홀경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다.

◆광양 매화마을 '花∼' 새하얀 꽃천지
가장 아름답게 매화가 핀다는 광양의 매화마을을 찾았다.


섬진강변 매화마을에 아직 매화의 꽃소식은 당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화가지에는 탱탱하게 물이 올랐고, 양지바른 가지에는 매화꽃이 눈부시게 피었다.


하얀 매화꽃이 가득한 매화마을에 들어서면 누구나 시인이요, 예술가가 된다. 활짝 꽃망울을 피운 매화에서 느껴지는 도도함과 청초함은 그야말로 최고다.


그중에서도 매실 명인인 홍쌍리 여사가 40여년 동안 백운산 산비탈 12만평을 일군 청매실 농원은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매화꽃을 자랑한다.


입구에서부터 청매화, 백매화, 홍매화가 모진 꽃샘추위를 극복하고 소담스런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10여분 언덕을 오르자 3000여개의 장독이 모여 있는 살뜰한 마당이 나타난다. 장독에는 매실된장, 매실 고추장 등이 이른 봄볕의 사랑 아래 익어가고 있다.

장독대 마당에서 향긋한 매실차로 입을 축이고 숲길 오솔길을 걸어 전망대에 오른다. 매화나무 사이로 거대한 자연석에 매화를 주제로 한 시를 새긴 문학동산이 드넓게 펼쳐진다. 문학동산엔 벌써 청보리가 발목 높이로 자라 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촬영한 초가집 세트장이 매화밭에 운치있게 자리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전망대는 청매실농원은 물론 매화마을과 섬진강, 그리고 하동 땅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 건너 북쪽이 화개장터고, 멀리 소설 '토지'의 고향인 평사리도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린다.

청매실농원 뒤편의 대숲길은 영화 '취화선'을 촬영했던 곳이다. 섬진강 봄바람에 사각거리는 댓잎 소리가 심신을 청량하게 씻어준다.


퇴계 이황이 시로 노래했 듯 밤에 보는 매화꽃도 가히 일품이다. 해가 지고 청매실 농원의 하늘이 어둠에 물들면 백매화가 달빛을 받아 하얗게 빛난다. 이어 섬진강 물줄기도 하얀 매화빛으로 젖어가는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함이다.


섬진강변의 매화는 20일경부터 본격적인 꽃을 피우기 시작해 이달 말까지 온 마을이 함박눈이 내린 겨울날처럼 새하얀 별천지가 된다.


13일부터 21일까지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매화문화 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경연과 공연, 전시, 체험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올해는 꽃 소식이 늦을 것으로 보여 이달 말까지도 만개한 매화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061-797-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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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산수유마을 노란꽃천지 '畵∼' 그림같네
청매실농원을 나와 섬진강변을 따라 상류쪽으로 올라가면 전남 구례 산동면 상위마을이다. 국내에서 가장 화려한 산수유 꽃밭이 있는 곳이다.


지리산 만복대의 잔설이 채 녹기도 전에 콩알만큼 작고 샛노란 봉오리들이 꽃잎을 터뜨리기 시작해 3월 중순 무렵엔 산동면 일대 30여개의 마을이 온통 붓으로 노란 물감을 칠해 놓은 듯 산수유 꽃이 만개한다.


해발 고도가 높은 지리산 자락 상위마을의 산수유는 꽃망울만 맺었지만 섬진강 주변의 산수유는 벌써 왕관 모양의 꽃을 활짝 피운 채 따사로운 봄볕을 즐기고 있다.


상위마을의 정자인 산유정에 오르면 노랗게 물든 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만복대 자락에서 흘러내린 부드러운 곡선의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 그리고 대숲과 산수유 군락이 영락없는 한 폭의 풍경화다.


'산동'이란 지명은 1000년 전 중국 산동성의 처녀가 지리산 산골로 시집오면서 가져온 산수유 묘목을 심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흥미로운 것은 19번 국도변에 있는 계척마을의 아름드리 산수유 시목(始木)의 수령이 1000년 쯤 됐다는 것.


할머니나무로 불리는 이 시목은 가지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지지대에 의지하고 있지만 수령 수십 년의 젊은 나무와 마찬가지로 해마다 꽃을 활짝 피운다.


상위마을의 산수유가 꽃을 활짝 피우는 봄이면 묘봉골을 흐르는 개울가의 반석은 관광객과 사진작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노란 산수유 꽃과 눈 덮인 지리산의 풍경을 화폭에 담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


산수유는 신기하게도 세 번이나 꽃이 핀다. 먼저 꽃망울이 벌어지면 20여 개의 샛노란 꽃잎이 돋아난다. 이후 수줍은 듯 미소 짓는 4∼5㎜ 크기의 꽃잎이 다시 터지면서 하얀 꽃술이 드러나 왕관 모양을 만든다. 산수유를 모든 꽃이 닮고 싶어 하는 꽃 중의 꽃이라고 칭송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8일부터 21일까지 산동면 지리산 온천지구 일원에서 산수유축제가 열린다. 산수유 꽃길을 따라 소달구지와 마차를 타는 체험을 비롯해 염색 체험, 산수유 족욕, 산수유 꽃길 트래킹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061-780-2727)


광양ㆍ구례=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경부선은 대전~통영고속도로 이용해 가다 진주에서 남해고속도로 진입, 하동읍 지나 섬진교를 건너 우회전하면 된다. 호남선은 전주나들목을 나와 전주~임실~남원~구례 거쳐 하동 화개마을에서 남도대교 건너 좌회전해 16㎞정도 가면 된다.


▲TIP=봄꽃 축제는 시기를 잘 맞춰 떠나야 한다. 그때 그때의 날씨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달라져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다. 자칫 축제 기간만 믿고 떠났다가 정작 봄꽃을 보지 못하고 돌아올수도 있다. 봄꽃 축제는 대개 느지막이 떠나는 게 요령. 뒤로 갈수록 봄꽃은 더 흐드러지게 마련이다. 출발 전에 미리 현지 개화 상황을 체크하고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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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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