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6·2 지방선거 본격적인 공천심사를 앞두고 민주당이 위기에 봉착했다. 전국 각지에서 당내 주류와 비주류 간의 세대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인데다 성희롱 전력 인사의 '묻지마 영입'으로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다. 여기에 10일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출마선언으로 수도권 전략은 더욱 꼬여가고 있다.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민주당이 성희롱 논란의 대상인 우근민 전 제주지사를 영입한 것은 그의 앞선 지지율 때문이다. 10일 당 핵심관계자는 "지지율에서 다른 후보보다 높은데다 민주당으로의 복당을 희망했다"며 "우리가 영입을 거부할 경우 한나라당이 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한 차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던 당원자격심사위원회는 두 번째 회의가 열린 7일, 만장일치로 우 전 지사의 복당을 허용했다. 다만 심사위원회는 우 전 지사의 반성문과 함께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틈새를 놓치지 않았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 성희롱 전력자를 다시 복당시키는 등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여성 의원들도 성명서를 내고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민주당의 모습은 스스로 '성추행당'임을 표방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거들었다.
이정희 민노당 의원은 "민주당은 서울에서는 여성운동 대모(한명숙 전 국무총리), 제주에서는 성희롱 전력자로 지방선거를 치를 생각인가"라며 "이런 모습을 보이려고 연합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도 "야5당 연대에도 심각한 저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으로부터 '성추행당'이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는데 "적반하장"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한편, 다른 야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자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곤혹스럽다"고 밝힌 뒤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 전 지사 복당 문제를 거울로 삼아 개혁공천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야5당 협상 테이블에 우 전 지사 문제를 거론할 예정이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 전 지사의 공천은 당원과 유권자들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것이지 복당이 공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참여당 유 전 장관의 출마선언도 민주당에겐 또 다른 악재다. 당 일각에서는 유 전 장관과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와의 양자대결을 의미하는 이른바 '2강구도'가 조기에 형성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김진표 최고위원과 이종걸 의원의 경선을 조기에 실시해 지지율을 끌어 올린 뒤 야권 후보단일화를 논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유 전 장관이 출마했다고 야권 전체의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볼 수 없다"며 "경기도를 위한 선택보다는 참여당을 위한 프로모션(흥행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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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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