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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감정싸움 폭발직전...도대체 왜?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루비콘강 앞에 섰다.


집안에 강도가 들면 싸움을 멈추고 강도를 막아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강도론'에 박 전 대표가 "집 안에 있는 사람이 강도로 돌변하면 어떡하냐"고 맞받아치면서 시작된 여권내 '강도론 갈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박 전 대표의 '실언파문'으로 규정하고 사과를 요구하자, 박 전 대표는 "문제가 있으면 있는 대로 처리하라"며 이를 거부했다.


이 와중에 친이명박(친이)계열과 친박근혜(친박)계열로 크게 나뉘어진 한나라당 의원들이 여기저기서 감정섞인 불만들을 표출하고 있다.

친이측은 박 전 대표를 두고 "대통령이 다 된걸로 생각한다"고 공격했고, 친박측은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실 덮어두고 감정싸움으로 확전


이번 논란은 앞서나간 해석을 내놓은 일부 언론과 이에 대해 사실확인 없이 친박측이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충북도청을 방문해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세계와 경쟁하고 있고,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아 국민들의 단합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정우택 충북지사의 업무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저는 솔직히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고, 지원하고 싶어한다"고 격려했다.


마침 이 자리에는 친박계 송광호 최고위원이 참석해 이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알고 있었다.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청와대의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은 큰 오해 없이 언론에 보도됐다.


다음날인 10일 일부 조간신문이 이 대통령의 '강도론'을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도하면서 일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일 잘하는 사람'은 대권 후계구도와 연관지어졌고, 강도론은 세종시 문제로 벌어진 한나라당내의 계파문제로 해석됐다.


이날 오전 10시15분께 박 전 대표가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 아니겠느냐" 등 발언을 남겼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뉘앙스였고, 언론을 통해 신속하게 보도됐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송 최고위원으로부터 이 대통령의 발언 진의를 보고받기 전이었다. 송 최고위원은 이날 박 전 대표를 만나기 전에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해 한 말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지만, 박 전 대표의 발언내용에 묻혔다.


청와대측은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 해석됐다. 일부 언론 때문에 오해가 생겼다"고 진화에 나섰다. 송 최고위원이 배석한 자리에서 나온 일이었기 때문에 오해가 있다면 금세 풀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응강도도 강하지 않았다.


그러나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동관 홍보수석은 다시 브리핑을 갖고 박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고, 그동안 말을 아끼며 사태를 지켜봐온 중진 의원들까지 상대측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루비콘강 앞에 선 MB-박근혜


양측간 갈등은 그동안 대놓고 드러내지 않았던 섭섭함과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면서 증폭되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례적으로 박 전 대표를 '박근혜 의원'이라고 지칭하고 이번 사태를 박 전 대표의 '실언 파문'이라고 규정했다. 책임이 박 전 대표측에 있는 만큼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이계 의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제왕적 총재보다 더하다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진수희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자만심에 빠져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진의파악을 제대로 못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 수석이 '박근혜 의원'이라고 부르며 감정싸움을 부추겼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원진 의원은 이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1일 정두언 의원의 '제왕적 총재' 발언에 대해 "그렇게 말꼬리를 잡으면 당과 대통령의 미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양측의 갈등이 이미 되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달은 모양새다. 더욱이 친이계와 친박계는 그동안 지난 대선 경선을 치르면서부터 생긴 오랜 반목과 불신이 쌓여있어 쉽게 화합을 이뤄내지 못해왔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차기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라는 점에서 친이계로부터 끊임없는 견제를 받아왔고, 친박계는 세종시 수정안을 비롯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수시로 반대해왔다.


여권 안팎에서는 한나라당 내부의 계파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당장 당을 쪼개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의 한 의원은 "지금으로서는 분당은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지금처럼 같은 당내에서 어르렁 대고 지낼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여당이 계파 싸움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도 친이, 친박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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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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