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거포, 스윙스타일 대조 등 또 다른 '볼거리'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거포 vs 거포'.
골프에서 '장타'는 힘의 상징이다. 아마추어골퍼는 말할 것도 없고, 프로골퍼들도 내색만 하지 않을 뿐 모두 '거포'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다면 전세계 골프계를 양분하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러피언(EPGA)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는 과연 누구일까. 바로 '플로리다 폭격기'로 불리는 버바 왓슨(미국)과 '괴물' 알바로 퀴로스(스페인)이다.
나이는 왓슨이 32세로 퀴로스(27세)보다 5살 많다. 신체조건은 왓슨이 키 188cm에 몸무게 81kg, 퀴로스는 191cm에 83kg이다. 나이와 신체조건 모두 퀴로스가 유리하다. 퀴로스는 실제 지난해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가 314.47야드로 왓슨( 311.4야드)을 근소한 차이로 제압했다. 세계랭킹도 29위로 왓슨(94위) 보다는 성적이 좋은 편이다.
지난해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CA챔피언십에서 퀴로스의 연습 장면을 본 윌 매킨지(미국)는 "300야드짜리 드라이빙레인지도 모자라 그 뒤 호수까지 볼을 넘기는 괴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퀴로스는 당시 376야드인 2번홀에서는 티 샷이 그린을 30야드나 넘어가는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대회에서도 퀴로스가 평균 322.3야드를 날려 왓슨(319.6야드)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장타는 기본적으로 힘을 바탕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퀴로스는 기운이 넘친다. 하지만 두 선수를 같은 나이로 놓고 비교해 보면 왓슨도 퀴로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왓슨은 현재 퀴로스의 나이와 같은 5년 전 PGA 2부투어격인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활동할 때 평균 334야드의 장타를 날렸다. 지금의 퀴로스를 압도했던 셈이다.
두 선수의 스윙 스타일도 비교된다. 왓슨은 유연성을 바탕으로 '오버스윙'을 구사한다. 헤드가 어깨 뒤로 넘어가는 백스윙이 마치 전성기 시절의 존 댈리(미국)가 연상된다. 퀴로스는 반면 스윙아크를 크게 하지는 않지만 큰 키와 강한 손목에서 나오는 엄청난 헤드스피드(135마일)를 자랑한다. 퀴로스는 엄청나게 빠른 스윙 동작으로도 경기중에는 갤러리를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마력까지 더한다.
외모도 대조적이다. 왓슨은 잘 다듬어진 미국의 골프코스처럼 하얀 피부에 반듯한 인상이다. '정열의 땅' 스페인에서 자란 퀴로스는 이글거리는 태양에 잘 구워진 구릿빛 피부를 지녀 '야생적'이다. 거친 수염과 새까만 눈썹이 통제할 수 없는 거포의 본능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두 선수가 같은 무대에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양대 투어에서 벌이는 '장타대결'도 골프마니아들에게는 '볼거리'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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