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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7차 라디오 연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입니다.


저는 3일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여러 나라의 대통령과 경제인들, 문화계 인사를 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격의 없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왜 스위스의 산골짜기 다보스를 찾아 왔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보았습니다. 다보스에는 변화하는 세상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미래를 기다리거나 예측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미래를 만드는데 관심이 있었습니다. 대화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다보스포럼을 보면서, 과거에 매달려 갈등을 불러일으키는우리의 정치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때 마침 북한의 포사격 소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북한의 이러한 무책임하고 시대착오적인 도발에 분노 보다는 슬픔을 느겼습니다. 같은 동포인 북한은 어떻게 이렇게
세상의 변화를 외면하고 있는가 하는 그런 서글픔이었습니다.

북한은 그렇다 치고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세계의 경쟁에서 뒤쳐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해 봅니다. 우리 정치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청취자 여러분, 저는 어제 한나라당을 대표해서 국회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저희 한나라당의 비전과 정책을 국민 여러분께 설명드리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현안들에 대해 말씀을 드렸고, 우리 정치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회 분위기를 이루는데 있어, 정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인데, 여당은 거수기로, 야당은 무조건 반대라는 모습으로 더 이상 비춰져서는 곤란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의원들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신성한 사명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폭력국회라는 낙인을 지우기 위해 마련한 국회선진화법안을 처리하고, 매년 부실심사, 졸속심사라는 비판을 받아온 국회예산결산위원회를 상설화할 필요성에 대해 설명드렸으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 여야대표회담을 정례화하자는 제안도 드렸습니다.


국민참여선거인단제, 공천배심원제 등 공천제도 개선방안과 함께, 여성의 정치 참여확대를 위한 여성참여쿼터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설명드렸습니다. 우리 국회가 다음 대통령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기구로 전락해 있는 현실과 현재의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씀드렸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가 세종시 발전안을 마련해 내놓은 지 20여일이 지났습니다. 야당은 세종시가 좋은 기업들과 사업들을 모조리 빼앗아가는 블랙홀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충청지역에 가서는 정부안은 빈껍데기라고 합니다.


결국 아무것도 빨아들이지 못하는 블랙홀이라는 건데, 정말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세종시가 지닌 문제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약속 지키기’와 ‘국가의 미래’라고 하는 두 개의 가치 사이의 딜렘마입니다.


저는 이 문제처럼 우리 정치사에서 윤리적인 고민을 하게 만든 사안이 그리 흔치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대한 약속’이냐, ‘미래에 대한 책임’이냐,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화된 정략적 구호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현실 속에서의 선택과 판단의 문제를 단순하게 흑과 백, 긍정과 부정의 논리로 재단할 수는 없습니다.


약속의 준수는 그것 자체로는 선합니다. 그러나 선한 의도가 언제나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성적으로 따져야 하고 냉철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하나의 결정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재고하는 일이 반드시 나쁜 일인가 하는 고민도 해보아야 합니다. 우리 인간은 언제나 틀릴 수 있는 가능성 속에서 선택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선택은,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진통이며 과정인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투자는 교육에 대한 투자입니다. 그동안 우리 나라의 높은 교육열은 경제성장의 디딤돌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은 무너졌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공교육을 경쟁력있게 다져놓아야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획일적 평등주의에 의한 공교육의 하향평준화는 저소득층 자녀의 실력 향상 기회를 박탈합니다. 그 결과는 저소득층 자녀가 자라서 다시 저소득층 부모가 되는 빈곤의 악순환이 됩니다.


지난 달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대학생에 대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즉 ‘든든 학자금’ 관련 법을 통과시킨 것은 교육의 기회 균등 측면에서 정말 다행스런 일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아이티 지진을 보면서 저는 국가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16만 명의 국민이 건물더미에 깔려 죽어 가는데 속수무책인 아이티도 한 때는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였습니다.


우리나라는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 중에서 민주화와 산업화에 성공한 세계 유일의 나라입니다. 민주화가 될수록 정치지도자의 리더십이 더 절실해 집니다. 민주화된 국가의 리더십이 포퓰리즘에 발목 잡혀선 안 됩니다.


포퓰리즘 아래서는 법치가 힘을 잃고, 자유와 민주가 제대로 실현될 수 없습니다.우리가 소중히 간직해야 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구 소련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마음속에서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포퓰리즘에 얼마나 취약한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우리 정치가 이제 정치 본연의 고귀한 역할로 돌아가, 국민의 꿈을 실현시키는
도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의 후손들이 긍지를 느낄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살 수 있도록, 우리 정치가 변화하기를 기대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어 선진화를 이룩하는데, 정치가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후손과 그 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이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그런 믿음을 키워가도록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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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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