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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李대통령 제32차 라디오·인터넷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뜻밖에 큰 눈이 내렸습니다.
100년만의 대설과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우선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 눈을 치우느라 많은 분들이 수고 하셨습니다.

저는 새해 첫날을 동작동 국립 현충원 참배로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나서,
또한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중요한 시기마다 저는 현충원을 찾았습니다.


그 곳에서, 국가 운명이 바람 앞의 촛불 같았던 시절,
국민과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선열 앞에 서면
한없이 숙연해진 마음으로 저 자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과 함께
진정한 나라사랑과 참 용기가 무엇인지 깨닫고,
미래에 도전할 수 있는 힘과 지혜도 얻게 됩니다.


올해 새 아침에는 특별히 현충탑에 헌화한 다음,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세 분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찾았습니다.


우리의 오늘이 있기까지 그 분들의 역할을 기억하면서,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역사를 되새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해방 이후 오늘까지 우리는
세계 근대사에 유례없는 독보적인 성취를 이뤄왔습니다.
1945년 이후 독립한 130 여 국가 가운데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까지 달성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습니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세 분 전직 대통령은
결코 쉽지 않았던 그 역사의 한복판에서,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를 일궈내는,
그 중심에 섰던 분들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우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 인색했습니다.
어떤 대통령은 나의 편, 너의 편,
이렇게 의견이 갈려 갈등하고 반목했습니다.
'나의 편' 에겐 한없이 관대했지만,
'너의 편' 에겐 무섭도록 매서웠습니다.


저는 이 시간 분명히 확인하고자 합니다.
대통령은 특정한 어느 누구의 편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고,
그렇기에 그 분들은 ‘우리 모두의 대통령’ 인 것입니다.


전직 대통령들 시절에 이루지 못했던 화해,
건국과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 세력 간에
역사적 화해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풀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건국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국가의 근간으로 삼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겠습니까?


처절한 배고픔을 극복한 산업화 과정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떻게 선진국을 꿈꿀 수 있었겠습니까?


또 지난한 민주화 과정을 밟지 않았다면,
어찌 후진국의 멍에를 벗을 수 있었겠습니까?


자랑스러운 역사도, 그렇지 못한 역사도
우리가 보듬어야할 소중한 우리의 역사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딛고 서있는 대한민국은
그렇게 지내온 모든 역사가 모여 이뤄낸,
가슴 뿌듯한 성과임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물론 어느 시대나 그 시대마다 빛과 그림자가 함께 존재합니다.
이제 그 그림자보다는 그 빛에 주목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지난 역사와 성취에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때,
세계도 우리를 존중할 것입니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림자보다도 빛을 봐야 합니다.
과거의 갈등과 반목을 발전의 에너지로 바꾸는 지혜가 절실합니다.
제가 새해 첫날,
전직 대통령들의 묘소를 참배한 것은
바로 이러한 마음에서였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미 세계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OECD 개발원조위원회의 스물 네 번째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이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또한 올해는 G20의 의장국으로서 회의를 주최하게 됩니다.
오랜 가난과 아픈 역사를 딛고 선 대한민국이기에,
단순히 의장국이 된 것 이상의 의미가 있고,
국내외 언론은 올 해 우리가 주최하는 G20 정상회의가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경제위기는
지금까지의 낡은 국제질서를 무력화시키며,
새로운 질서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그러한 흐름의 한 가운데에서
우리 나름대로의 비전과 해법을 세계와 공유하면서,
위기 이후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하는데
당당한 주역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첫 워싱턴 회의에서 저는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해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고,
그러한 우리의 주장을 세계가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세계가 당면한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안한
‘저탄소 녹색성장’은 이미 세계적인 큰 흐름이 됐습니다.


저는 국제질서의 빠른 변화 속에서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앞에 온 이 기회를 그대로 흘려보내서는 안 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주 신년연설에서 저는
‘도움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어렵다,
도움을 줄 때는 우리가 도움을 받던 때의 심경을 헤아려서
두 손으로 드려야 한다’ 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도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들을 돕는데
적극 나설 때가 되었습니다.
이미 우리는 지난 1980년대부터
각종 종교단체와 구호단체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이웃을 찾아 돕고 있었습니다.


국제 원조에 나선 많은 나라들은
자신들의 국력이 커진 다음에야 후진국을 도왔지만,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 어려운 여건에 있으면서도
더 어려운 먼 이웃에 기꺼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이 시간을 빌려, 정부에 앞서서 사랑의 역사를 만들어 온
모든 기관과 개인,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선진국은 새로운 질서를 주도해 나가고 있는 우리를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고,
신흥국들은 대한민국에게서 자신들의 미래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두루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우리 내부의 갈등과 분열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무엇보다 화해와 통합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뜻과 힘이 하나로 결집된다면,
우리 모두가 기대하는 선진일류국가의 꿈은
머지않아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국민 여러분,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가득한
2010년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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