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오픈 최종일 공동 46위, 최경주는 공동 39위, 파머 통산 3승째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메이저챔프' 양용은(38)이 '벙커 공포증'에 빠진 걸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번째 대회인 소니오픈(총상금 550만달러)에서는 적어도 그랬다. 양용은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ㆍ7068야드)에서 끝난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공동 46위(2언더파 278타)에 그쳤다. 우승컵은 라이언 파머(미국)에게 돌아갔다.
양용은은 이날 버디와 보기를 5개씩 주고받았다.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은 67%로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드라이브 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57%에 불과했고, 총 퍼트수도 30개까지 치솟았다. 무엇보다 양용은의 발목을 잡은 건 벙커였다. 6번홀까지 버디만 2개를 잡아내며 순항을 하던 양용은 7~ 9번홀에서 3연속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양용은은 7번홀(파3)에서는 티 샷을 벙커로 날린 뒤 두번째 샷은 그린을 가로지르는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8번홀에서도 양용은은 두번째 샷을 벙커로 보낸 뒤 보기를 범했다. 양용은은 후반에도 12~ 15번홀에서 '버디- 보기- 버디- 보기'를 기록하는 '시소게임'을 펼쳤다. 15번홀(파4) 보기 역시 벙커에서 비롯됐다. 그나마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1타를 줄인 게 다행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양용은은 그린 옆 벙커에 모두 9차례 볼을 빠뜨렸다. 파세이브에 성공한 건 단 두차례다. 3라운드를 제외하면 벙커세이브율은 '0%'다. 이쯤 되면 가히 주말골퍼 수준이다. 양용은은 첫날에도 15번홀에서 벙커와 벙커를 오간 끝에 더블보기를 범했고, 17번홀에서도 두번의 샷을 한 후에야 벙커를 벗어날 수 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벙커플레이만 잘 했어도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나머지 한국선수들의 성적도 좋지 않았다. '탱크' 최경주(40)는 버디 3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2언더파를 보탰지만 공동 39위(4언더파 276타)에 머물렀다. 재미교포 케빈 나(27ㆍ한국명 나상욱)는 버디와 보기를 4개씩 묶으며 제자리 걸음을 해 공동 52위(1언더파 279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파머는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으며 4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 로버트 앨런비(호주ㆍ14언더파 266타)를 1타 차로 따돌렸다. 파머는 이로써 2008년 11월 긴쉬메르클래식 우승 이후 1년2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통산 3승째다. 우승상금은 99만달러다. 세계랭킹 3위 스티브 스티리커(미국)가 3위(13언더파 267타),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4위(12언더파 268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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