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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울인]내시복 차려입은 송내관 "궁궐·박물관에 미쳤죠"

송용진 궁궐·박물관 가이드겸 작가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경복궁에 가면 내시복을 입은 사나이를 만날 수 있다. 그를 중심으로 궁중 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모여있다. 아이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사람은 할아버지가 아닌, 장난기 머금은 동안을 가진 마흔을 앞둔 노총각 송용진씨(39)다.


궁궐과 박물관 문화재 관련 작가 겸 가이드인 송씨는 놀랍게도 문화재 분야나 역사를 전공하거나 오랫동안 천착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도 궁궐 가이드를 하고 있는 것은 그가 별명을 '미쳐쏭'이라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뭔가 꽂히면 미친듯 달려드는 성격 덕분이 크다.

송씨는 영국 런던에서 예술경영 관련 공부하고 2007년께 귀국했다. 이 때 그가 한 일은 궁궐과 역사에 관한 탐구였다. 그 계기는 그렇게 싫어하던 사극 때문이었다. 그 당시 주말마다 송씨의 아버지는 재방송 프로그램인 '용의눈물'을 즐겨보았다. 처음에는 재미없게 보다가 "너네 할머니도 조선시대 백성이었다"는 아버지의 말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할머니는 동시대 사람인데 사실은 조선시대 백성이었다니......" 하는 생각이 들자 그는 역사책과 문화재 관련 서적에 깊이 빠져들었다. 지식이 쌓일수록 궁궐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주 궁궐을 다니면서 구경 온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으러 그를 쫓아오기도 했다.

이 '괴짜 노력파'가 그래서 결심한 게 40만원을 주고 내시복을 맞추는 일이었다. 스스로 가이드 노릇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점점 더 유명해졌고, 주위에는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고궁에 온 아이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200만원을 들여 어린이용 궁중 옷도 맞췄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서점 등에서 요청이 들어와 강의도 시작했다.


궁궐에 미쳤던 그를 다시 미치게 한 것은 박물관. 그는 이미 런던유학 중 160여개 박물관을 둘러봤다고 한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게 '나이팅게일 박물관'. 백의천사 나이팅게일은 위인전에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실제 존재했던 사람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송씨는 지난해 말 '쏭내관의 재미있는 박물관 기행'이라는 책을 펴냈다. 2월에는 '궁궐 기행' 증보판도 내놓는다. '박물관 기행'에는 지난 1년 동안 그가 박물관에 쏟은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송씨는 "3~4개월 동안 서울 안에 있는 90여개의 박물관들을 모두 돌아다녔고, 6개월 동안은 관련 책만150여권 읽었다. 다시 2개월 정도는 새롭게 답사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나 계속 미칠 수 있다. 3번까지는. 그러나 4번째에는 인내력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학시절 농구부 후원회 조직, 연애, 학교 잔디구장 깔기 사업에 온 정열을 쏟았고, 졸업 후에는 잡지사 영업왕 되기, 영어공부, 유학생활 등에 미쳤다. 그리고 건마다 신문지상에 실릴 정도로 유명세가 대단할 만큼 큰 성과가 있었다.


송씨는 "박물관을 제대로 관람하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큰 박물관을 가려면 테마하나를 선택할 것을 권했다. 그외에는 즐길꺼리인 식사, 문화, 생각정리 등을 계획하라고 말했다. 무작정 하루 만에 박물관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려는 욕심을 버려야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미리 관련서적을 읽거나 배경지식을 기억해 가면 더 좋다고 그는 말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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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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