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극심한 인플레이션 해결하기 위해 통화가치 하락 결정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베네수엘라가 자국 통화 볼리바르(Bolivar)화에 대해 최대 50%의 평가절하 조치를 단행한다. 통화 가치를 내려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국영TV 방송에 출연, 볼리바르화의 50% 평가절하 방침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가 통화가치를 인하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수입품목에 적용되는 환율은 달러당 2.15볼리바르에서 4.3볼리바르로 50% 평가 절하된다. 다만 식품 및 기계류, 의약품 등의 필수품의 경우 수입 시 2.60볼리바르를 적용, 이원화된 체제로 운용된다.
베네수엘라는 이중 환율 시스템으로 전환함으로써 석유 수출에 따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미 최대 석유수출국인 베네수엘라는 지난 해 석유 수익 감소로 경제성장률이 -2.9%에 그친데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2003년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특히 작년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27%에 달해,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78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주류와 가정용품은 지난해에만 각각 47.1%, 39.2% 가량 가격이 올랐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치로 올해 물가상승률이 20~22%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리 로드리게스 재무장관은 "통화 평가절하로 올해 물가가 3~5%가량 추가 상승에 그치게 될 것"이라 밝혔다.
또 통화 평가절하로 물가 급등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사재기 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투기방지위원회를 만들 방안도 발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상류층들은 이미 물가가 어떻게 두 배로 뛸 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중앙은행과 힘을 합쳐 이러한 투기 세력을 바로잡아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게 할 것"임을 약속했다.
그러나 50%의 평가절하 조치도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호세 게라 전 중앙은행 경제조사연구소장은 "이번 평가절하로 인플레이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이에 추가 평가절하가 불가피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11일부터 암시장에서 달러 당 6.25볼리바르에 거래되고 환율에 대해 집중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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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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