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예산 국회서 전액 삭감...월드컵 남북한 공동 시청 이벤트 차질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남북한 위성 중계'가 예산 부족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8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방통위가 추진 중인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남북한 위성 중계 관련 예산이 지난 해말 국회에서 전액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가 방송발전기금에 책정한 월드컵 위성 중계 예산은 3억원이었지만 국회 예산 심의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예산안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월드컵의 남북한 공동 시청이라는 국가적 이벤트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달 21일 '2010년 대통령 업무 보고'를 통해 남북한 위성중계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남북한이 동반 진출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방송을 북한 주민들도 시청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북측에 위성중계를 지원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 백기훈 국제협력관은 "SBS가 한반도를 커버하는 남아공 월드컵의 중계권을 확보함에 따라 이같은 방안을 취진해왔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삭감된 예산은 태국 타이푼 위성 사용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에 따르면, 남아공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방송 장면은 해저 케이블을 통해 SBS 본사에 전달된다. SBS는 이 장면을 무궁화 위성을 통해 태국 타이푼 위성으로 전송하고, 이를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수신해 북한 주민들에게 방송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산 삭감으로 위성을 통한 중계방송은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창조한국당 이용경의원측은 이에 대해 "예산심의 과정이 얼렁뚱땅 이뤄져 월드컵 위성 중계와 관련해 자세하게 논의하지 못했다"면서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국회를 설득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현재 SBS와 조선중앙방송간 월드컵 중계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 공동중계를 추진하던 방통위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다른 예산을 위성 사용료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과정이 복잡하고, SBS측에 위성 사용료를 대신 지불토록 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방통위는 위성 중계가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마이크로웨이브 방식을 이용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사 중계차에서 안테나를 높이 세워 신호를 보내면 공동 중계가 가능하다"면서 "과거 남북 축구 행사에서도 그같은 방법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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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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