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코리아 '신선단 전략'이 해답이다···기술력 앞세워 신수종사업 확대해야
제살깎기 경쟁보단 인재육성 등 인프라 확보 우선해야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해외건설 진출영역의 한계는 어디인가.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 지역이 넓어지고 사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후 복구사업에 이어 1960년대부터 해외시장을 노크한 건설업계는 동남아시아 등지의 도로와 항만, 건축공사 등에 이어 중동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 플랜트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갔다. 이제는 아프리카의 광산이나 원유, 천연가스 개발 등 자원과 연계한 투자개발형 사업을 비롯, 가스처리 및 담수화플랜트 등 장치산업으로 뻗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최고의 안전을 요하는 초대형 원전 플랜트로 영역이 확장됐다.
이처럼 해외진출이 가속화되는 데에는 무엇보다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된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플랜트사업이나 초장대 교량, 초고층 빌딩의 설계기술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공기술력이나 현장 관리능력, 자재 및 장비조달 등은 세계 수준급이라는 것이다.
◇건설업 고유의 '창의 DNA'가 원동력= 대한건설협회 홍갑표 산업지원본부장은 "건설산업이 태동 60여년만에 세계 곳곳에서 역사상 최고층 빌딩을 올리고 최대 규모의 원전사업을 따낼 수 있게 된 것은 건설업 고유의 특성과 우리 민족이 지닌 불굴의 의지가 더해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홍 본부장은 "건설산업은 빈 공터에 시설물을 만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창의 DNA'가 있다"면서 "시설물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창조적 아이디어가 발휘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아무도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완성된 시설물은 주위에서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84년 서산간척사업에서 '유조선 공법'을 창안, 방조제 사업을 완료했다.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라 일컬어지는 새만금의 마지막 방조제 끝단 잇기사업에서도 현대건설만의 특허공법들이 동원됐다.
건설업계는 지난해 500억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을 쌓은 이후 올해도 공격적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침체된 국내시장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더이상 '레드오션'에 기대고 있을 수만 없다는 이유도 작용한다. 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자원부국 등을 중심으로 SOC나 플랜트 사업 등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전망도 한몫한다.
더욱이 지난해말 UAE에서 들려온 400억달러의 원전수주 낭보에 힘입어 건설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의지는 그 어느때보다 강하다.
◇원전 이어 철도·도시 등 진출 추진= 건설업계는 석유화학과 가스플랜트에서 원전으로 진출영역을 넓힌 데 이어 올해는 고속철도와 도심전철 등 녹색교통수단인 철도와 녹색도시 건설 등을 신수종 사업으로 파고들 계획이다. 정부와 공공기관도 고속철도 등 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민관 연합작전인 '신선단 전략'을 활용한 해외시장 진출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총 해외건설 수주 누계액 3200억달러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활발한 해외진출 역사를 자랑하는 현대건설은 올해 경영목표를 '변화와 혁신을 통한 지속성장기반 구축'과 '글로벌 미래경영'으로 정하고 거침없이 공략하기로 했다. 올해 해외 수주목표도 지난해 43억달러의 3배로 높인 122억달러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 시무식에서 공표한 '비전 2015'를 통해 5년 후에는 명실공히 글로벌 20대 건설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경영목표 방점을 '글로벌'에 찍었다.
2009년 최대 해외건설 수주실적을 달성한 정연주 사장이 이끄는 삼성건설은 지난해의 빈약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공격적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고층 '버즈 칼리파'와 인천대교 시공기술 등에서 보여준 명성을 바탕으로 대형 플랜트 수주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진출 경쟁…'제살깎기' 금물= 대우건설도 글로벌 전문가 양성에 나서는 등 해외진출 기반을 탄탄하게 굳힐 계획이다. 지난해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공사를 따내며 세계적 주목을 받은 대우건설은 원전을 비롯해 초대형 프로젝트로 떠오르는 해저터널 등 굵직한 토목사업으로도 관심을 두고 있다. 서종욱 사장은 "올해부터 회사의 해외비중이 30%이상으로 늘어나고 해외사업은 대우건설의 새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며 "인재육성 방향도 해외현장의 경험 공유와 해외사업역량 강화에 맞춘 해외지향적 교육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특하게 해외사업 최고 책임자(Chief Global Officer)를 둔 GS건설은 장기적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플랜트는 물론 토목, 건축 등 전반에 걸친 해외사업 수주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허명수 사장은 "중동 지역에 편중된 진출시장을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함과 동시에 가스플랜트와 해양 석유 및 가스채취 등 신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 개척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포스코건설은 5조원 규모의 리비아 메트로 수주를 추진하는 등 해외진출을 극대화하고 한화건설과 쌍용건설 등 중대형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노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의 해외진출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부에서는 과열경쟁으로 인한 '제살깎기'식 수주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박사는 "일부 프로젝트에서 국내사간 수주 경쟁이 벌어지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과열경쟁을 지양하면서도 수주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공공기관과 민간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분담하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