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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람들]'호시우행' 자세로 법률개방 위기 넘는다

경인년 로펌업계 최대 화두는 변화와 도전
외국계 로펌 버금가는 경쟁력 확보 관건
변호사 과포화.법조브로커 양산 우려 높아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범띠 변호사들이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일하면 위기가 닥칠 법조계는 물론, 회복기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가 될 것이다"


백영기(49)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4일 "경인년 로펌업계의 최대 화두는 '변화와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보고, 소처럼 신중하게 움직이면 법률시장 개방, 로스쿨 출신 대거 배출 등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삼아야 한다는 각오와 진배없다.


실제로 로펌업계는 이미 치열한 생존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지난해 9월 외국법자문사법이 시행됨에 따라 스위스ㆍ싱가포르 등 10개국 변호사들이 한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됐고, 향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영미계 로펌들의 한국 진출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백 변호사는 "무한경쟁 상태에 돌입한 국내 로펌들은 조만간 외국 로펌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면서 "설상가상으로 로스쿨제도 도입으로 2012년부터는 현재의 2배인 매년 2000명의 변호사가 배출돼 로펌업계 상황은 극히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변호사는 또 올해의 경우 로펌간 합병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외국 변호사들의 국내 진출과 함께 로펌 업계의 양극화현상 심화로 국내 로펌들은 신뢰도ㆍ전문성ㆍ경쟁력을 갖추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로펌간 합병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몸집불리기식 합병은 상당한 부작용을 발생시킨다"고 경계하면서 "서로 성격이 달라 상호보완할 수 있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합병하기 전에 양측이 충분히 논의해 합병 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전체적 진행 단계를 미리 합의 단계별로 차질없이 진행하는 것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특히 백 변호사는 올해를 2년 후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배출에 따른 변호사 과포화 상태를 대비하는 해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변호사는 "변호사 수가 많아지면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변호사 개인적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 정책이나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변호사 수가 늘어나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새롭게 배출되는 변호사들이 로펌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변호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는 "변호사니까 로펌에서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면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사건 수임을 하지 못해 생활하기가 힘든 상황이 오면 '변호사 범법자'가 생길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다"고 걱정했다.


백 변호사는 "비리 변호사 증가하면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변호사들에 대한 윤리ㆍ소양 교육도 중요하지만 이는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ㆍ학교ㆍ공공기관 등 변호사들이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공정 경쟁을 위해서도 법조 브로커 등에 대한 협회 징계권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업ㆍ학교 등에서 변호사에게 먼저 손을 내밀도록 전문성 등 자신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백 변호사의 생각이다.


백 변호사는 이에 따라 올 한해 각 로펌은 물론, 변호사들도 ▲법률시장 개방 ▲로스쿨 출신 대거 배출 ▲로펌간 합병 등 로펌업계의 지각변동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도 국제중재ㆍ금융 등 개인적으로 전문성을 가진 뛰어난 변호사들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로펌 업계 전체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기본이지만 가장 큰 문제가 외국어"라면서 "경제ㆍ기술용어 등 전문분야 용어를 모르면서 외국 변호사 혹은 고객과 대화하면 소통에 장애가 생겨 일을 진행할 수가 없게 된다. 외국어 능력과 해당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 과학 등 모든 영역의 용어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전문성과도 직결된다"고 역설했다.


백 변호사가 외국어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의 경험 때문이다.


그는 14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다 변호사로 변신했다. 검사시절부터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는 "검사로 일하면서 중국 상해 복단대학에서 1년간 국비로 유학한 적이 있고, 2년 6개월 동안은 주중한국대사관 법무협력관(참사관)으로 파견근무 했었다"면서 "충정에서 중국팀을 맡게 된 것도 이런 경력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업이나 교민, 대사관의 법률문제에 대한 자문, 사법공조, 범죄인 인도, 조약체결 등이 참사관의 일이었는데 중국어에 능통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전혀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당시에 외국어 능력의 중요성을 철저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고, 자산규모로는 세계 2위인 중국건설은행의 고문변호사로도 활동하는 등 '중국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 변호사의 화려한 검사 경력도 변호사 생활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론스타 사건(2006년), HP 총판회사의 비자금 사건(2007년), 현대자동차 첨단기술 중국 유출사건(2007년), 중국 3대 포털사이트업체 SOHU 자회사의 한국 내 지적재산권 보호 업무(2009년) 등 굵직굵직한 형사사건들을 처리했다.


그는 "법률시장 개방 등으로 국내 로펌시장이 많은 압박을 받고 있지만 로펌과 변호사 스스로가 외국어 능력 등 전문성을 갖춘다면 외국 로펌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면서 "나아가 경인년을 맞아 범띠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최선을 다해 일한다면 법조계는 물론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영기 변호사 프로필>
▲1981년 휘문고 졸업
▲1985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0년 사법연수원 수료(19기)
▲1993년~1999년 인천지검ㆍ서울지검ㆍ창원지검 검사
▲1997년~1998년 중국 상해 복단대학 방문학자
▲2000년~2002년 주중한국대사관 법무협력관
▲2002년 서울지검 동부지청 부부장검사
▲2003년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
▲2004년 대구지검 강력부 부장검사
▲2005년 인천지검 공판송무부 부장검사ㆍ형사2부 부장검사
▲2006년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2007년 중국건설은행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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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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