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법&사람들]이중재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

사회시선 두려워 않는 모나지 않은 변호사
10년 축구생활 접고 변호사에 도전
스포츠정신 자신 독려 3전4기만에 합격
"법은 답이 없어서 좋아요" 꿈많은 청년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새로운 인생을 산다는 것은 참 힘들지만 극복할 수는 있다. 그러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이것이 가장 무서운 것이다"


10년 동안 축구선수로 살다 변호사가 된 이중재(사진)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는 14일 그의 드라마 같은 인생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변호사는 "축구가 너무 좋아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시절까지 축구공을 안고 살아오다, 꿈을 바꿔 변호사가 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입을 열었다.


이 변호사가 축구화를 신은 것은 약 15년 전 강화도에 있는 길상초등학교 분교 3학년 때였다.

공부보다는 축구를 좋아했던 그는 수업과 수업 사이 쉬는 시간 마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다. 담임선생님도 본교로 가서 축구 할 것을 제안했고, 본교 축구부에 영입돼 축구선수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 팀내 자체 경기에서 발목뼈가 13조각으로 부서지는 부상으로 1년을 쉬어야 했다. 13개의 핀으로 뼈를 고정시킨 의사가 축구를 하다가 다친 게 아니라 쇠파이프에 맞은 것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


다른 선수들 앞에서 시범조교 역할을 하며 '코치 아들'이란 별명을 얻었던 그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1년 후 축구부로 복귀, 두 차례 전국대회 우승, 한 차례 경기도 대회 우승을 이끌면서 1994년 홍익대 축구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다쳤던 왼쪽 발목을 다시 치면서 운동에 대한 회의감에 깊이 빠져들었다.


이 변호사는 "내 이름은 고 3때 처음으로, 굿모닝(Good morning)은 대학 1학년 때 처음 영어로 써봤다"면서 "부상 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차 커졌다"고 털어놨다.


이 변호사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만나는 사람들이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어서 축구만 잘하면 인정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대학에 들어가 보니 그게 아니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현재 나의 수준과 실력을 알 수 있었고 세상이 넓어졌다"고 소회했다.


그는 축구화를 신은 지 약 10년 만인 1994년 축구에 대한 꿈을 접고, 입대했다.


이 변호사는 "1997년 전역, 1998년 복학 후 1999년 4월 우연찮게 공인중개사 시험을 봐 합격했다"면서 "시험과목 중 민법이 상당히 재미있어 7월에는 법이 적성에 맞는 지 확인해 보기 위해 법무사 시험을 치렀는데 수석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서점에 진열돼 있던 사법시험 가이드 책이었다. 합격 수기, 시험 과목 등이 자세히 기록된 책을 보던 그는 3일 만에 홍익대를 자퇴하고, 2000년 방송대 법학과에 입학하면서 바로 신림동 고시원에 살림을 차렸다.


그렇다고 한 술에 배부를 리 만무했다. 그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모두 1차 시험에서 불합격했다"면서 "특히 법무사 시험을 함께 공부했던 동료들이 사시에 합격할 때는 정말 힘이 쭉 빠져 포기하고 싶었지만 '지금 그만두면 앞으로 사법시험을 볼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는 어머니의 격려로 다시 한 번 이를 악물었다"고 전했다.


결국 그는 3전4기만인 2004년 시험에서 합격을 했고, 아버지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 변호사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이 너무 힘들었었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 외에는 내가 어떻게 사는지 모른다. 합격ㆍ불합격이라는 결과만 본다"면서 "무엇보다 축구를 그만두면서 '다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던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뻤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변호사는 생각보다 어려운 게 더 많다"면서도 "가장 큰 매력은 시간 활용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또 법은 답이 없어서 좋다. 그래서 상대와 치열한 토론도 가능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5년여의 고시공부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격려는 물론, 군대와 '한결'이라는 고시생 축구팀도 한 몫 했다.


이 변호사는 "군대에서 서울대ㆍ연세대생 등 쟁쟁한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나도 지진 않겠다'는 인생의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한결 동료들이 일깨워 준 현재 내 수준과 공부법도 너무 큰 도움이 됐다.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이 가장 무서운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의 축구사랑도 여전하다.


그는 "지금도 서울지방변호사회 축구팀인 '서로' 축구단에 가입해 매주 토요일 축구를 하고 있다.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아내는 아들에게는 축구를 가르쳐 주라고 할 정도"라며 웃었다.


그는 "사회의 시선이나 이목을 무서워하는 기득권형 변호사가 되기보다는 둥근 축구공처럼 모나지 않은 변호사가 되고 싶다"면서 "앞으로의 변호사 생활을 통해서도 내가 그리고 있는 변호사의 모습을 갖추고, 지켜나가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2007년 3월 서울 서초동에 처음 개업했다가, 같은 해 12월 고향인 강화에 이웃한 김포로 이전한 후 2005년부터는 정률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중재 변호사 프로필>
▲1994년 통진종고 졸업
▲1999년 홍익대 건축학과 2년 자퇴
▲2000년 방송통신대 법학과 입학
▲2004년 사법시험합격
▲2009년~현재 법무법인 정률 파트너 변호사
▲2009년 대한축구협회 고문 변호사 및 사회공헌위원회 위원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