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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사장 "4분기엔 괜찮은 실적 올릴 것‥신규 투자 업그레이드 수요만 남아"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 우경희 기자]임원송년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도 이천공장을 찾은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을 지난 28일 저녁 공장내 집무실에서 만났다. 사장 집무실 한켠에 서 있는 사람 키만한 입간판 모양의 플래카드 하나가 눈길을 끈다. 김 사장의 얼굴이 담긴 이 두 폭짜리 병풍 크기의 플래카드에는 '불사조 일동'이라는 이름 아래 직원들이 CEO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가 가득 담겨 있다.


김 사장은 "작년 연말께 정말 어려운 시기에 받았다. 불사조 일동이라고 돼 있는데 패키지 테스트하는 부서에서 보내 준 것이다. 하이닉스에는 각 부서마다 주마가편군단, 불사조 군단 같은 닉네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2007년 취임 이래 2년간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 사상 최악의 반도체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경비절감을 위해 임원 숫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는 등 안해 본 일이 없을 정도. 또 효성그룹이 단독 후보로 나섰던 매각작업은 양사의 주가 급락이라는 상처만 남기고 무산되는 쓴 맛도 봤다. 이달 들어서야 재매각 작업이 개시됐다.


그러나 김 사장 취임이래 고집스레 유지해온 품질경영은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나 최근들어 빛을 발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8분기만에 2093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4분기에는 6000억원, 내년에는 최대 2조원 가까운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애플, 도시바, 델, 후지쯔, 소니, NEC, 레노보 등 8개 주요 고객사의 품질평가에서 5개사가 1위로, 3개사가 2위로 꼽아 평균 1.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3.4위, 그리고 불과 6개월전인 올 2분기의 2.5위보다도 한층 더 올라선 수치다. 가격과 품질, 수급문제에까지 고객사들의 만족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는 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4분기에는 상당히 괜찮은 실적을 올릴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사장은 "우리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반도체 가격이 올라도 설비에 많은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남이 있는 곳이 없다"며 "4분기 실적이 나오면 같은 이익을 내도 영업이익률이 얼마냐에서 바로 원가경쟁력, 기술경쟁력이 극명하게 비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도체 가격은 12월이 되면 수요감소로 떨어지기 마련인데 올해는 처음으로 제 가격을 유지했다"며 "매출규모가 20%씩 급감하던 1분기 실적도 내년에는 하락폭이 최소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하이닉스의 수익규모가 확대된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막대한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으로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꺼리는 기업들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하이닉스는 이미 자체 수익으로 신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재정 운영이 가능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반도체 업종의 빠른 투자 사이클은 결국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의 도태를 앞당겨 하이닉스와 같은 기술 우위의 기업들에게는 되레 도움이 된다며 과감한 도전정신과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국내 기업이 인수후보로 적격이라고 했다.


그는 "하이닉스는 더 이상 투자자금 때문에 차입을 감당해야 하는 재정운영에서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그동안 급격히 설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신규투자가 불가피했지만 이미 경쟁사와 기술격차가 1년이상 벌어져 당분간은 업그레이드 수요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주주들이 기술기반 산업인 반도체는 국내에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회사 임직원들도 그런 방향을 바라고 있는 만큼 주주들의 요청이 있다면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의 마이크론이나 일본의 엘피다도 펀드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재무적 투자자에게도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해 전략적 투자자로 입찰을 제한할 경우 재매각 작업도 불발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김 사장은 장기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시스템반도체 사업 진출을 조심스레 타진중이다. 지난 2007년 11월 반도체 경기가 하강국면이던 시점에서 시작한 시모스 이미지센서(CIS) 생산라인이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반면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인접사업을 함께 해서 가장 성공한 회사이자 유일한 회사인 만큼 무조건 삼성전자를 따라 한다는게 옳다고만은 보지 않는다"며 사업 영역 확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한편 김 사장은 이날 이천공장 대연회장에서 열린 송년행사에서 임직원들을 향해 "지금부터는 희망을 얘기하자는 것이 나의 새해 화두"라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러분의 열정과 책임감으로 이를 극복했다. 이제 다시는 부활이니 턴 어라운드니 다물이니 하는 용어가 지금 이 순간부터 사라지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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