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200일선 돌파 여부 관건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가 나흘째 조정을 받으며 도무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미처 확산되기도 전에 연일 지지부진한 장세를 보이며 나약한 체력을 드러내고 만 셈이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는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외국인에 있다.
지난 나흘간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외국인은 이 중 3거래일간 순매도세로 대응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매수에 나선 17일에도 매수 규모는 650억원에 그쳐 상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21일 오전 10시30분 현재만 보더라도, 프로그램 매물이 1300억원 이상 출회되면서 지수를 끌어내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지만,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로 대응하며 프로그램 매물을 막아낼만한 투자주체가 없는 것이 보다 정확한 지수하락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이 최근 들어 태도를 바꾼 것은 달러의 흐름과 무관치 않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1180원대를 재돌파했는데, 이는 지난 11월27일 두바이 사태 이후 처음이다.
달러화 가치는 12월 들어 꾸준히 반등에 나서고 있는데, 달러화 가치가 3개월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최근 들어 강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자 외국인도 서서히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대해 러브콜을 보내온 이유는 국내증시의 견조한 펀더멘털 및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발빠른 경제회복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중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환차익이다.
하지만 최근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들의 평가손도 늘어나게 됐고,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이 매도 관점을 고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국내증시의 하락 추세 원인이 환율요인에 있다는 이유 중 또다른 하나는 일본증시의 흐름이다.
상대적으로 느린 경기회복 속도로 인해 글로벌 증시의 동반 강세 흐름속에서 왕따를 당했던 일본증시는 최근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도 국내증시를 비롯해 중국 증시 등 아시아 주요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 닛케이 지수는 0.6%, 토픽스 지수는 0.2%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증시를 상승세로 이끄는 것은 엔화약세 흐름이다.
엔ㆍ달러 환율이 닷새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90엔을 훌쩍 넘어서자 일본증시가 상승탄력을 강화한 것이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엔화약세 흐름은 일본 수출주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하고, 이것이 일본증시를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일반적인 것인지, 추세적인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서로 엇갈리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달러 인덱스가 200일선을 뚫고 올라설지, 아니면 200일선의 저항에 부딪혀 방향을 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 20일 달러인덱스는 78.22선까지 올라섰는데, 200일선(78.61)을 불과 0.4 가량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인덱스가 200일선 위에 안착할 경우 200일선이 오히려 하방 경직성을 강화해주는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한해 외국인만이 추세적인 매수세를 보였던 것처럼 당분간 국내증시의 수급 모멘텀은 외국인의 매수 강도에 의해 좌우될 수 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최근 달러화 강세 이후 국내증시의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한 만큼 단기적인 달러강세 완화 여부 및 미 증시의 단기 방향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14포인트(-0.13%) 내린 1644.90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580억원의 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0억원, 360억원의 매도세를 기록중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30원(0.37%) 오른 1180.50원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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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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