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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 보여준 예산국회…여야 반성은 없었다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국회가 또 추태를 보였다.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을 이틀째 점거한 것이다. 지난 해 말 해머와 쇠사슬을 동원해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한지 1년 만이다. 이날 김형오 국회의장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 일행이 여야가 보인 추태를 전해 들었을 게 분명하다. 국회가 국격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 "국민에게 부끄럽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17일 오전 한나라당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 단독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예결위 회의장을 기습 점거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 20여명도 민주당 의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이 의장석을 점거했고, 송영길, 이용섭, 박선숙 의원 등 30여명이 예결위 회의장에 집결했다.


예결위원장인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자리를 내 놓으라"며 항의하다 의사봉 대신 주먹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개회와 정회를 동시에 선언했다. 회의장 점거에 대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폭력으로 시작해 폭력으로 끝나는 것 같아 국민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다"면서 "민주당은 '폭력 농성 점거 전문당'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4대강 문제를 전혀 풀지 못한 상태에서 소위 구성을 한들 한나라당의 날치기 외에는 합리적인 토론이나 진도가 나갈 수 없다"고 점거 이유를 밝히며 농성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4대강 살리기 등에 대한 답을 달라"


한나라당은 18일 예산안 강행 처리를 불사하겠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충돌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맞서 국회 파행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시종 민주당 의원과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이 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말싸움을 벌였다. 이 의원은 "계수조정소위에 들어가면 한나라당 의석이 과반을 훨씬 넘는다"면서 "(한나라당이) 다수결 원칙으로 투표 강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4대강 살리기 3조5000억원 중에서 약 2조5000억원이 전부 운하의심부분"이라며 삭감을 주장했다. 그는 또 "수자원공사가 사업을 하기위해 은행에서 빌리는 3조2000억원으로 이자 800억까지 발생한다"면서 "이는 전혀 인정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이 사전에 이런 답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늘도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반면, 나 의원은 "창피한 일이 발생한 데 대해서 자괴감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계수조정소위에 야당이 나오지 않는 건 (비난을 여당이 받게하려고)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나 의원은 "4대강 예산이 전체 예산의 1.2%밖에 안 되는데 이를 통해 98.8%예산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법을 만드는 의원들의 국회법 준수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회법이 정해진 대로 회의를 진행하는 노력이 중요한데도 회의장 점거를 협상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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