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지표 개선에 출구전략 우려 커져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우산장수 아들과 짚신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얘기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듯 하다.
날씨가 맑으면 우산장수 아들을 걱정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짚신장수 아들을 걱정하느라 하루도 편치 않았던 어머니의 얘기다.
날씨가 맑으면 짚신장수 아들의 장사가 잘되니 좋고, 비가 오면 우산장수 아들의 장사가 잘되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 매일같이 싱글벙글할텐데,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아무래도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나보다.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이야기 속 어머니가 떠오른다. 글로벌 증시의 고름과도 같았던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막상 개선되자 이제는 투자자들이 출구전략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미국의 실업률은 10.0%를 기록했는데 지난 10월(10.2%)보다 소폭 하락한 것이다. 특히 비농업부문 고용감소가 1.1만명으로 크게 개선됐는데, 이는 당초 예상치가 12만개였음을 감안하면 전망치의 10%에 불과한 일자리 감소가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고용지표는 후행지표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 고용이 개선됐다는 것은 이미 경기가 어느 정도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도 된다.
이에 따라 당초 시장에서는 여타 경기지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더라도 고용지표가 호전되지 않은 만큼 경기부양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는데, 바꿔 말하면 고용이 개선될 경우 출구전략에 발을 들여놓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고용지표가 부진하면 여전히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감으로, 고용지표가 개선되면 출구전략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실업률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을 뿐 고용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받아들이기에는 성급한 측면이 있지만, 출구전략에 유독 민감한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킬만한 요인임은 분명하다.
$pos="L";$title="";$txt="";$size="314,222,0";$no="2009120708163115439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11월 이후 지속됐던 미국 증시 랠리가 다음주 FOMC 회의를 앞두고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 거래에서 반영되고 있는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예상시점이 내년 8월에서 6월로 최근 앞당겨졌는데, 이 역시 시장의 경계심리가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고용지표 개선 소식과 함께 미 달러 역시 반등했는데, 달러 반등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선진시장보다는 신흥시장이 불리한 여건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순환적인 관점에서 향후 경기 사이클의 둔화는 보다 빠른 경기회복이 진행된 신흥시장에서 우선적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증시의 경우 경기선행지수의 고점 논란이 지속되면서 여타 글로벌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부진한 흐름을 지속해왔다.
다만 하방경직성을 강화해준 요인이 경기회복에 따른 해외증시의 안정적인 흐름이었지만, 해외증시 역시 경기회복 둔화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경우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커녕 하방경직성에 대한 의구심마저 생길 수 있는 시점이다.
당장 이번주로 예정돼있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지만,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져있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매파적인 태도가 11월보다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보다는 고용지표 개선에 대한 환호가 우선일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어디까지나 심리 싸움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비가 와도, 날씨가 맑아도 아들 걱정에 한시도 마음이 편치 않은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해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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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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