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두바이발(發) 충격의 여파로 1500선이 깨질 수 있을까.
지난주 두바이월드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1560선)을 이탈했다. 120일선이 무너진 것은 올해 3월16일 이후 8개월여 만에 일어난 일로 회복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하루에 70포인트 이상이 폭락하면서 1500선 초반까지 밀려나자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최근 특별한 매수 주체력이 없는 가운데 수급상태가 약했기 때문에 두바이발 쇼크가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두바이발 충격이 제2의 금융위기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약해진 국제 증시의 체력에 투자 심리를 쉽게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 증시는 당분간 1500선에서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겠지만 1500선이 붕괴된다면 추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이번 두바이월드 이슈는 그 동안 잊고 있었던 금융위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며 "두바이발 악재로 인해 추가적인 압력이 가해질 수 있어 시장의 안정을 확인한 이후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두바이 이슈가 금융시장에 직접 가할 수 있는 피해액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잔잔하게 마감할 것 같았던 연말 증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는 작용 가능할 전망"이라며 "특히 코스피가 120일선을 하향 돌파하면서 새로운 지지선 구축이 쉽지 않은 상태고 외국인에 철저히 의존했던 수급 여건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두바이발 쇼크가 추세적인 하락세로 이어질지 여부는 다음주 초에 판가름 날 것"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가 1500선 이하로 내려가면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 셈"이라며 "절대적 기업 가치로 보면 저평가 되어 있는 격이기 때문에 올 연말이 주식 비중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실제로 우려했던 일이 터지면서 증시는 일시적 충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 지수가 충분히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추가적으로 더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보다는 신중한 자세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최재식 대신증권 시황전략팀장도 "이미 글로벌 경제는 금융위기를 겪어봤기 때문에 이번 악재 이벤트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도록 가만히 손 놓고 관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심리 악화로 지수가 바로 회복되지는 않더라도 과거처럼 쉽게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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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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