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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아 "15년차 여배우, 지금이 행복하다"(인터뷰)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송윤아에게 "사람을 웃기는 재능이 있다"고 말하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이었다.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면 딱 어울리겠다고 말하자 "제가요?"라는 반문 대신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송윤아에겐 상대방의 이야기를 성의 있게 듣는 매력이 있다. 바꿔 말하자면 쌍방향 소통의 힘이다. 애써 농담을 꾸며내는 재능이 아니라 소통의 유쾌한 맥을 잡아내는 재능이다. 송윤아가 코미디를 한다면 혼자 망가지는 캐릭터보다 상대배우와 호흡의 교환으로 웃음을 주는 캐릭터가 어울릴 법했다.

◆ "숨겨야 하는 '시크릿' 연기, 힘들었죠"


1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난 송윤아는 시종일관 경쾌한 상냥함과 허물없는 수다로 인터뷰를 이끌었다. 비밀에 싸인 스릴러의 주인공으로 나선 영화 '시크릿'의 주인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코미디를 한다면 과장스런 연기를 하고 망가지는 캐릭터가 아닌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언젠가는 해보고 싶은 역할이에요. '시크릿'은 그와는 전혀 다른 작품입니다.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은 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자로 살인사건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에요."


영화 '시크릿'은 폭력조직의 2인자가 살해된 현장에서 아내의 흔적을 발견한 형사와 그의 목을 조여 오는 조직보스의 팽팽한 긴장을 그린 작품. '세븐데이즈'의 시나리오를 쓴 윤재구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해운대'로 1000만 흥행 신화를 쓴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는 장르가 스릴러인 터라 다 드러낼 수도 없고 다 감출 수도 없는 캐릭터였어요. 항상 관객을 중심에 놓고 내가 어디까지 보여주고 어디까지 감춰야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캐릭터였죠. 한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영화 '오로라 공주'처럼 복수극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아니라는 겁니다."


영화 '시크릿'은 유부녀 송윤아가 관객과 만나는 첫 번째 영화다. 동료배우 설경구와 결혼을 발표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며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그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머쓱한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송윤아는 1995년 KBS슈퍼탤런트 금상을 받으며 데뷔한 15년차 배우다. 드라마 '미스터큐'로 스타덤에 오른 뒤 줄곧 정상을 지켜온 송윤아는 지난해 드라마 '온에어'로 또 하나의 정상을 정복한 뒤 또 다른 정상을 향해 질주 중이다. 다음달 3일 개봉할 '시크릿'과 내년 초에 개봉할 '웨딩드레스'는 그러한 과정의 일부다.



◆ "편안한 삶, 지금이 행복해요"


스타 연기자로서 평범한 사람으로서 행복한 나날을 보낼 것 같은 송윤아에게 마지막으로 지금 행복한지 묻자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조심스러운 답변이 먼저 터져 나왔다.


"남들이 보기에 제가 배우로서 가장 '잘나가고' 행복했을 것 같은 시기는 1998~2000년 즈음이었을 거예요. 그때도 누군가 제게 행복한지 물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당시엔 행복의 '행'자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너무나 졸리고 힘들어서 분장하며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어요. 매니저가 제 일정 때문에 여기저기와 싸우고 있을 때 저는 바쁘게 촬영장을 옮겨 다니느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어요. 그 시기는 촬영장 외에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어요."


의외의 대답이었다. 1998~2000년은 그가 드라마 '애드버킷' '왕초' '호텔리어' 등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시기였다. 송윤아는 그 이후 작품 수를 줄이고 천천히 걷기에 들어갔다. 드라마 작품 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주위에서는 그에게 '다시 그때처럼 될 수 있을 거야'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고 한다.


"당황스러웠죠. 안타깝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그런 힘든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 자신도 있고 그런 방황기를 거쳐 다시 일어설 수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너무 감사하죠. 어떻게 보면 제가 꿈꾸던 편안한 삶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솔직히 지금 무척 행복해요."


올 봄 영화 '시크릿' 촬영을 마친 송윤아는 '웨딩드레스' 촬영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인터뷰 도중에는 쉬다 보니 살이 쪘다며 렌즈에 비칠 모습을 걱정하기도 했다. 10년 후 배우 송윤아의 꿈에 대해 물었더니 "나이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송윤아의 쾌활한 웃음 속에서 20대의 생기와 30대의 연륜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지금의 송윤아가 '나이에 어울리는 배우'인 것은 확실해 보였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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